Tuesday, January 31, 2006

오키나와, 미군 횡포-정부 무관심 고통 겹겹

주일미군 재배치 앞둔 오키나와를 가다

▲ 가데나마을과 좁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동아시아 최대의 미군기지인 가데나기지, 담 너머로 P-3C 대잠초계기들이 24시간 대기 중이다. 마을 땅의 대부분을 기지에 빼앗긴 주민들은 24시간 비행하는 미군기 때문에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는 60년 동안 주일미군 기지의 대부분을 떠안은 채 미군의 태평양지역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미군기지 철수와 평화를 요구하는 오키나와인들의 노력도 꾸준히 계속돼 왔다.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주일미군재편 계획의 핵심인 오키나와를 찾아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번 취재는 오키나와현과 일본국제교류기금이 주최한 ‘아시아태평양유스포럼’ 참가를 계기로 이뤄졌다.

미군기지로 인한 비슷한 문제들을 안고 있는 한국에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슈가 조금씩 알려지긴 했지만, 실제로 찾아가 본 오키나와섬 곳곳에는 가는 곳마다 미군기지가 과도하게 집중돼 주민들의 일상을 뒤덮고 있고, 오랫동안 점령과 전쟁, 미군기지 등 역사적 상처로 고통받아온 이곳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었다. 반면 현정부와 오키나와인들이 오랫동안 힘을 합쳐 미군기지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해 왔고, 적지만 조금씩 기지 반환을 이뤄내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미·일 정부의 협상에 따라 기지가 반환된 땅에서는 오염이 심해 정화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편집자>

(오키나와 미군 기지 분포 지도
http://img.hani.co.kr/imgdb/resize/2006/0201/03004791_20060201.JPG)


밤낮 없는 군용기 굉음…사실상 섬 전체가 미군땅

일본 남부 오키나와의 카데나마을, 마을 땅의 83%를 미 공군기지가 삼키고 있다. 1995만㎡ 면적의 카데나기지는 동아시아 최대의 미 공군기지로 군용기 125대가 24시간 쉬지 않고 뜨고 내린다.

1월 중순 찾아간 카데나마을,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기지 담 바로 너머에는 P-3C 대잠초계기들이 항상 대기하며 끝없는 소음을 뿜어내고 있었다. 잇따라 이륙하는 미군기의 굉음 때문에 한 여름에도 아이들이 창문을 닫고 수업해야 한다고 주민들은 호소한다. 이 마을 공무원인 와카타 시키토코는 “주민들은 야간비행이라도 중지해 달라고 미군에 여러 차례 요구했고, 미군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비행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지만 지켜진 적이 없다. 하루 150번씩 비행하는 날도 있고, 한해 동안 소음이 78㏈ 이상 치솟는 횟수가 4만번이 넘는다”고 말했다.

2차대전 직후 미군이 오키나와를 점령하고 기지를 설치하면서 땅을 뺐긴 많은 주민들은 마을을 떠났다. 마을 공동묘지는 옮길 수 없어 기지 안에 남겨졌고, 주민들은 성묘할 때마다 미군의 허가를 받고 들어가야 한다. 미군 1만5천여명이 주둔하는 카데나기지 안에는 주택과 극장, 골프장, 대학교까지 있지만, 미군들은 언제라도 자유롭게 오키나와 전역을 돌아다닐 수 있다.

계속 되는 군용기 추락사고도 주민들을 불안 속으로 몰아넣는다. 1월17일에도 카데나기지 주변에서 미 F-15 전투기가 추락했고, 오키나와현 정부는 사고 원인이 밝혀지기 전까지 비행을 중지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미군은 자체조사 결과 문제가 없다며 이틀 만에 비행훈련을 재개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열대 기후의 관광지로도 유명한 오키나와는 일본 전체 면적의 0.6%를 차지하지만, 주일 미군기지의 75%를 떠맡고 있다. 이곳에는 해병대를 위주로 미군 2만5천명 이상이 주둔하고 있으며, 37개의 기지는 오키나와 본섬의 20%를 차지한다. 오키나와현 우라소에시 시의원인 마타요시 켄타로는 “우리는 미군기지와 미군기지 사이에서 끼어 산다”고 말한다.

카데나기지에서 차를 타고 남쪽으로 20분쯤 가니 후텐마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평범한 주택가를 지나 산 위로 올라가니 촘촘히 들어선 집들과 대학 바로 옆에 미군 헬기 기지가 나타났다. 이곳은 지난 10년 동안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 뜨거운 쟁점이 돼온 곳이다. 95년 이 기지에 주둔하던 미군이 초등학생을 강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60여년 동안 수만건의 미군 범죄로 고통받던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주민 8만명 이상이 연일 시위를 벌이자, 미·일 정부는 결국 기지 이전에 합의했다. 그러나, 첫 이전지로 결정됐던 헤노코 지역 주민들의 끈질긴 반대 시위가 계속되자, 두 나라 정부는 최근 다시 나고시에 있는 기존 슈와브기지를 확장해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 오키나와 가데나 미공군기지 앞에 있는 술집.이 기지 주변에는 미군들을 위한 술집과 각종 가게들이 즐비하다.


‘주일미군 재배치’에 운명 달려…여론분열 양상도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운명은 현재 미국과 일본 정부가 협상중인 주일미군 재배치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1월18일에도 누카가 후쿠시로 일본 방위청 장관이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럼스펠트 미 국방장관과 이 문제를 협의했다. 현재 중간발표가 끝난 이 계획은 아시아 지역 일본의 군사적 역할과 미·일 동맹을 강화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심한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 해병대 일부를 괌과 일본 본토 등으로 분산배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류큐대학의 가베 마사키 교수는 “미국은 해외주둔미군재배치계획(GPR)에 따라 병력과 기지 일부를 줄여 신속기동군으로 재배치하겠지만, 결국 중국 봉쇄 등을 위해 오키나와에 거점을 계속 남기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오키나와 미군 기지 문제가 장기적으로는 해결되겠지만 지금으로선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삶의 곳곳에서 미군 기지가 일으키는 갖가지 문제를 떠안아야 했던 오키나와인들은 꾸준히 “미군기지 철수”를 요구하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군기지가 떠나면 그렇지 않아도 일본 안에서 가장 낙후된 경제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이들을 사로잡는다. 류큐대학에서 만난 한 대학생도 “미군기지 없는 삶을 원하지만 경제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슈와브기지를 확장해 후텐마기지 시설을 받아들이는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됐던 22일 나고시 시장선거에서도 결국 기지 확장에는 반대하지만 경제발전을 위해 협상할 수 있다는 후보가 당선됐다.

기지 땅에 대한 소유권이 있어 매년 일본 정부로부터 상당한 임대료를 받는 대지주, 기지 고용인들과 나머지 주민들 사이에 여론 분열도 나타나고 있다. 주민들은 지주와 기지 고용인들은 주민들중 극히 소수이며, 나머지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피해를 고려하면 경제적 이익은 없다고 반박한다. 135만명 주민중 기지 고용인은 8천여명 정도이며, 실제로 카데나마을 주민 1만4200여명중 카데나기지에 고용된 사람은 100여명 정도다. 미군기지와 관련된 수입이 오키나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차대전 직후 40%에서 5%정도로 줄었다.


▲ 오키나와 평화기념관 밖에 세워진 위령비.1945년 오키나와 전투 당시 숭진 민간인 12만명과 미군,일본군과 강제징용된 조선인등 23만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본토 이기주의도 상처…주민 21%만 “나는 일본인”

오키나와 사람들은 고통스런 짐을 오키나와에만 떠넘긴 일본 정부와 본토 사람들의 이기적 태도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고 말한다. 류큐대학의 마사키 교수는 “오키나와는 일본 본토로부터 멀리 떨어져 격리돼 있고 국내 정치에서도 사소한 문제로 취급되기 때문에 보통 일본인들은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키나와인들의 ‘소외감’은 본토 일본인들과 거리를 두는 그들의 독특한 정체성으로도 나타난다. 류큐대 존 촨튱 림 교수의 설문조사에서 오키나와인의 40.6%는 그들을 ‘오키나와인’으로만 여긴다고 답했고, 36.5%는 오키나와 일본인 또는 일본계 오키나와인으로 생각하며, 21.3%만이 ‘일본인’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야라 도모히로 <오키나와타임스> 기자는 “일본 정부는 미군기지를 오키나와로 집중시켜 ‘오키나와만의 문제’로 만들어 버렸으며 일본인 다수는 이 문제를 알려고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다. 일본은 자위대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무장한 상태이며 정말 이 지역에 이렇게 많은 미군을 주둔시킬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오랫동안 북한 때문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중국 위협론을 핑계로 대고 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기사등록 : 2006-01-31 오후 07:37:20 기사수정 : 2006-01-31 오후 08:17:43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japan/98968.html



진정한 안보는 주민 삶에 기반해야

다카자토 스즈요 ‘군폭력반대오키나와 여성행동’ 공동 대표

“안보를 위해 오키나와 미군기지가 있다고 하지만 무엇이 진정한 안보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곳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는 군사적 안보가 진정한 안보인가? 사람들은 중국과의 긴장이나 북한 문제 등 큰 안보문제만 얘기하지만, 진정한 안보는 사람들의 삶에 기반해야 한다.”

자그마한 체구에 조용한 말투, 그러나 강인함이 느껴지는 다카자토 스즈요 ‘군폭력반대오키나와여성행동’ 공동 대표는 ‘골리앗’ 미군 기지에 맞서온 오키나와인들의 인내와 힘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다카자토 대표는 20년 넘게 미군 성범죄 피해 여성에 대한 법률·의료 지원과 상담, 그들의 아이들을 돕는 활동을 해왔고, 미군 기지의 구조적 문제점을 알리면서 평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키나와 나하시 시의원으로 15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95년 후텐마기지 미군의 초등생 강간 사건을 계기로 한국·필리핀의 여성단체들과 연대해 ‘군사주의반대국제여성네트워크’를 만들어 미군 기지와 폭력에 반대하는 공동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다카자토 대표는 “60년 동안 오키나와 사람들은 미군기지 소음과 오염, 토지 부족, 범죄 등으로 고통 받아왔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안보만 강조하지만 실제로 고통을 당하는 것은 이곳 사람들이다. 97년 조사에서 카데나지역은 전국에서 저체중 신생아 비중이 가장 높았고, 일본 법원은 카데나기지 비행기 소음이 주민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했지만 판결 이후에도 안보를 이유로 비행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카자토 대표가 내민 오키나와 미군범죄 피해 기록은 충격적이었다. 그는 “미군이 오키나와를 점령한 2차대전 직후부터 한국전쟁 당시까지 미군들이 여성들을 집이나 밭, 강가에서 총칼로 위협하며 납치해 무차별로 강간·윤간했으며, 심지어 9달된 여자 아이가 피해자인 사건도 있다.한국전쟁 당시에는 미군들이 더욱 폭력적으로 변해서 마을 입구마다 종을 설치해 미군이 마을로 다가오면 종을 울려서 여성들이 피하도록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당시 기지 주변엔 성매매 산업이 번성했고, 강간 뒤 피해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시체를 버리는 사건들도 일어났다. 오키나와가 일본 영토로 반환된 72년 이후에는 성매매가 불법화됐지만, 여전히 데이트 강간 등 미군의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다카자토 대표는 “불평등한 해외주둔군지위협정(SOFA) 때문에 이런 범죄가 일어나도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으며, 최근 부시 행정부는 국제형사법정에서 전범과 인권범죄, 대량학살을 처벌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까지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미군 범죄가 힘의 불평등 관계와 군사주의에서 나오는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이 나가고 자위대가 들어온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미·일 정부가 협의중인 것처럼 괌이나 필리핀 등으로 오키나와 미군 기지를 이전해 우리 고통을 고스란히 그들에게 떠넘기는 것도 반대한다. 우리는 세계가 덜 군사적으로 바뀌는 것을 소망한다. 2000년 우리는 주요 8개국(G8) 회담에 참석한 정상들에게 국방예산을 5%만 삭감해 빈곤국들을 지원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부시 행정부는 계속 국방예산을 늘려가고 있다”고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한다.

다카자토 대표는 “88년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미군기지 반환 요구 시위에 참가했었다 이제 38살이 된 아들이 6살된 딸을 데리고 또 비슷한 시위에 참석하고 있다”며 “나아지지 않는 상황 때문에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포기할 수는 없으며 우리는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키나와/박민희 기자



오키나와는

19세기까지도 번창한 독립왕국

1879년 일본에 점령돼…태평양전쟁 때 12만명 희생

일본과 중국, 동남아를 잇는 요충지에 위치한 오키나와는 19세기까지도 독립된 류큐왕국과 고유 문화를 유지하며 중계무역으로 번성했다.

1879년 일본에 점령돼 오키나와현으로 편입됐다.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5년 3월~6월 일본 정부가 본토 방어 시간을 벌기 위해 오키나와에서 민간인 총동원령을 내려 미군의 북상에 저항하면서 ‘철의폭풍’으로 불리는 치열한 전투에 휘말렸으며, 당시 오키나와 인구의 4분의1인 12만명의 민간인이 숨졌다.

2차대전 직후부터 20년 넘게 미군의 직접 통치를 받으면서 곳곳에 기지가 세워지고 미군의 태평양지역 전략거점이 됐다. 주민들의 끈질긴 요구로 1972년 일본에 반환됐다. 주민들은 일본에 반환되면 미군기지가 철수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일본 정부는 미일안보조약에 따라 모든 미군기지를 그대로 인정했다.

역사적 경험을 통해 오키나와인들은 평화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섬 남부에 세워진 평화기념관은 전쟁과 미군기지의 고통스런 경험을 정리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용인될 수 없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기념관 밖 희생자 기념비에는 1945년 전쟁 당시 ‘가해자’였던 미군부터 강제징용돼 희생된 한국·대만인까지 사망자 23만9202명의 이름을 검은 돌에 새겨 놓았다.

오키나와/박민희 기자

Monday, January 30, 2006

국민국가 넘어 나의 조국은 어디에?

태어난 일본서도 핏줄인 ‘조국’서도 이방인 서경식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가’ 평생 품고
팔레스타인·아르메니아·중동…
디아스포라 쏟아내는 뒤틀린 곳을 누볐다
그들이 눈물을 닦아주며 눈물을 삭히러


▲ 디아스포라 기행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 돌베개 펴냄. 1만2000원

서경식의 글은 섬세하고 유려하며 잔잔하지만 언제나 깊은 곳에서 슬픔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 묵직한 슬픔에는 타인에 무관심하고 일상의 안정성을 당연하게 여기는 ‘다수자’, “‘민족’과 ‘국민’을 동일시하는 것에 의구심을 갖지 않는 단일민족국가 환상”에 사로잡힌 우리의 무지를 깨부수고 눈을 새로 뜨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다. 세계 여러 곳의 많은 사람, 숱한 예술품들과의 만남을 통해 구체화된 그의 독특한 ‘세상읽기’엔 굵직한 메시지가 들어 있다. 그의 글이 지닌 남다른 강점 중의 하나는 그런 메시지를 거부감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탁월한 감응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디아스포라>(돌베개 펴냄)에서 우리는 그 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디아스포라(diaspora)가 무엇인가? “본래 ‘이산(이산)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이자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이산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킨다.” 그러나 그가 이 책에서 말하는 디아스포라는 그런 사전적 정의보다 훨씬 더 포괄적이다. “근대의 노예무역, 식민지배, 지역분쟁 및 세계전쟁, 시장경제 글로벌리즘 등 몇 가지 외적인 이유에 의해, 대부분 폭력적으로 자기가 속해 있던 공동체로부터 이산을 강요당한 사람들 및 그들의 후손을 가리키는 용어”다. 지난 1백여년간 이 땅에서도 왕조의 몰락과 식민지배, 전쟁, 군사독재, 시장화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세계 각지로 흩어져 나갔고 그 수는 6백여만명에 이른다. 최근의 귀화자들을 포함해 1백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재일조선인(재일동포)도 그 일부이며 서경식은 그들 중 한사람이다. 그 자신이 바로 디아스포라인 것이다.

추방된 자의 세상 읽기 깊은 슬픔

그의 아버지 서승춘은 식민지시절인 1928년 여섯살 나이에 할아버지를 따라 충청남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는 51년 교토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위의 두 형(서승, 서준식)은 1970년대 초 서울에 유학왔다가 ‘유학생간첩단사건’에 얽혀 각각 19년, 17년의 세월을 감옥에서 보냈으며, 그 기간에 두 나라를 오가며 옥바라지를 하던 어머니는 절망속에 세상을 떠났다. 일본땅에서 차별받고 무시당한 이방인이며 소수자였던 그들 가족은 ‘조국’에서도 버림받았다. (혈연 지연 따위의) 계보로부터 차단당한 존재는 그 무덤조차도 “어제도 내일도 없이 소속할 공동체도 없이 홀로 뚝 떨어진 고립된 무덤”이었다.(자살한 유대인 작가 파울 첼란의 무덤에서) 그의 인생을 지배해온 화두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가? 왜 살아가야 하는가?’는 바로 이 선택의 여지없이 우연히 주어진 디아스포라적 상황에서 비롯됐다. “아이들끼리 싸움이 벌어져 ‘죠-셴(조선) 돌아가’하는 욕을 들을 때마다 내가 다른 애들과 다른 ‘죠-셴’이라는 존재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런 말을 듣는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는 속 시원히 알 수가 없었다.” 조국은 그나마 남북으로 분단되고 전쟁까지 벌여 일제 패망 뒤에도 돌아갈 곳을 주지 않았다. 한국 국적인 그가 굳이 ‘재일 한국인’이 아니라 ‘재일 조선인’임을 고수하고 ‘조선어’에 집착하며, ‘모어’와 ‘모국어’ ‘국어’, 조국, 민족과 국가의 의미와 차이에 그토록 민감한 태도를 보이는 까닭도 그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리하르트 바그너의 음악세계를 연상시키는 독일 낭만주의 대표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1818). 나치 독일이 선호했던 바그너의 악극에서 느낄 수 있는 고독, 우울, 차가운 고양감이 높은 봉우리 정상에 버티고 서서 구름에 덮인 대지를 내려다 보는 남자의 형상속에 표현돼 있다.

그가 ‘디아스포라적 자기인식’을 정립하는데 영향을 준 암살당한 팔레스타인 작가 갓산 카나파니의 마지막 작품 <하이파에>에서 이스라엘인 손에 키워져 이스라엘 병사가 돼 있는 아들을 찾아간 낳아준 팔레스타인 부모에게 아들은 말한다. “20년간 그냥 울기만 했는가. 눈물로는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수 없다.”

질식해버릴 것 같은 일본 바깥의 공기를 마시기 위해 1년에 몇번씩은 찾아간 유럽에서조차 끊임없이 자살의 유혹에 시달렸던 서경식은 그러나 눈물로 세월을 보내진 않았다. 그는 조선땅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과 아르메니아, 보스니아, 아프리카, 중동, 동유럽, 중남미, 동·서남아시아 등 지구 전역에서 디아스포라를 쏟아내고 있는 뒤틀린 세상을 뒤엎기를 원했다. 책 첫장에서 영국 런던 교외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의 칼 마르크스 무덤을 찾아간 저자는 묘비에 적힌, 27살의 마르크스가 <독일>에 쓴 유명한 구절을 인용한다. “철학자들은 세상을 이런저런 식으로 해석해왔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그가 가진 유일한 ‘혁명’의 무기는 글이다. 그는 글로써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모두 제국주의적 식민지배가 수세대에 걸쳐 야기한 ‘거대한 일그러짐’”을 바꾸고 바로 세우려 한다.

그의 지향점, 그가 세상을 바꾸고 되찾으려는 것은 잃어버린 ‘조국’일 수 있다. 그러나 조국은 향수 속에 있지 않다. “‘조국’이란 국경에 둘러싸인 영역이 아니다. ‘혈통’과 ‘문화’의 연속성이라는 관념으로 굳어버린 공동체가 아니다. 그것은 식민지배와 인종차별이 강요하는 모든 부조리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곳을 의미한다. 우리 디아스포라들은 근대 국민국가를 넘어선 저편에서 ‘진정한 조국’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식민과 약탈, 전쟁, 차별과 억압, 살륙으로 얼룩진 “근대 국민국가의 틀로부터 내던져진 디아스포라야말로 ‘근대 이후(포스트 모던)’를 살아갈 인간의 존재형식이 앞서 구현되고 있는 것”이라고 외친다.

질식할듯한 일본…자살 유혹

여기까지 오는데 프리모 레비, 장 아메리, 펠릭스 누스바움, 슈테판 츠바이크 등의 유대계 디아스포라들, 시린 네샤트, 자리나 빔지, 오퀴 엔베조, 잉카 쇼니바레, 아이작 줄리언 등의 아시아·아프리카 디아스포라들, 그리고 윤이상, 다카야마 노보루, 조양규, 문승근, 니키 리, 김하일, 미희-나탈리 르무안느 등 코리안 디아스포라들 뿐만 아니라 리하르트 바그너 등 디아스포라를 야기한 쪽에 속했던 인물들과도 그는 조우하고 쉼없이 사색했다.

그러나 ‘진정한 조국’으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그는 예감하고 있다. “그것이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앞으로 얼마나 더 곤란한 길을 거쳐야만 할 것인가.”

2005년 4월까지 일본 월간지 <세카이(세계)>에 11차례 연재한 같은 제목의 글(지난해 7월 이와나미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을 다시 다듬고 보완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기사등록 : 2006-01-26 오후 06:39:06

http://www.hani.co.kr/arti/BOOK/98240.html

Saturday, January 28, 2006

서울-춘천 고속도로 묘기대행진!

서울-춘천 고속도로 묘기대행진!
뻥튀기 교통수요예측에서 얼렁뚱땅 심의, 남의 소송비용 대신 내주기까지
나랏돈을 쌈싸먹기 위해 결탁한 현대산업개발과 건설교통부를 고발한다

▣ 춘천·가평= 글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2009년 8월에 완공된다. 이 사업에는 모두 2조2725원이 투자되는데, 나랏돈은 보조금 5023억원과 토지 보상비 4750억원을 합쳐 1조원에 달한다.

아마도 독자 대부분의 이목을 끌지 못했겠지만, 지난 1월3일 기획예산처는 흥미로운 보도자료 하나를 기자실에 뿌렸다. 대부분의 일간지들이 무시한 이 보도자료에서 예산처는 “앞으로 민간이 제안하는 민간투자사업에는 정부가 운영수입 보장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고 못박았다. 평범한 소시민들의 눈에는 “프랑스 축구선수 지단이 해트트릭을 기록했다”는 외신보도만큼 별다른 감흥이 없었을 이 소식을 접하고 울며 통곡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건설자본’들이었다. 그들은 왜 울며 통곡했을까. 건설교통부와 건설자본이 쌈 싸먹으며 진행해온 서울~춘천 고속도로 건설사업 5년을 따라가보면, 감성을 가진 정상인이라면 누구나 건설자본의 애통함에 가슴 깊은 곳에서 동정심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까 때는 2001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획예산처의 의미심장한 보도자료

현대산업개발 등 6개 회사로 꾸려진 서울~춘천 고속도로 주식회사(이하 서~춘 고속도로)가 서울~춘천을 잇는 고속도로(길이 61.4㎞·2009년 8월 완공)를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2001년 9월15일이었다. 정부가 모든 공공사업에 자체 예산을 쏟아부어 공사를 진행하면 좋겠지만, 불행히도 정부 예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나랏돈을 아끼면서도 사회간접자본을 많이 짓기 위해 민간자본을 적극 유치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 정부는 1994년 8월3일 이를 지원할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애초 법명은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자본유지촉진법)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이후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투자의 비중은 크게 늘어 전체 사회간접자본 투자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1998년 4.1%에서 2003년 11.4%로 크게 증가했다. 2004년 1월 현재 민간투자사업의 규모는 34조원에 이른다.

민간투자 공공사업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정부가 먼저 제안해 사업자를 뽑는 ‘정부고시 민자사업’, 다른 하나는 사기업에서 먼저 제안해 정부가 받아들이기는 ‘민간제안사업’이다. 서울~춘천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은 후자인 ‘민간제안사업’이었다. 서~춘 고속도로로부터 “서울에서 춘천까지 고속도로를 뚫으면 좋겠다”는 사업 제안을 받은 기획예산처는 2002년 4월30일 오후 3시 기획예산처 7층 대회의실에서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같은 해 9월10일 그 회사를 민간투자사업 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 이 사업은 애초 2000년 현대산업개발과 프랑스 건설업체 브이그사가 10억달러를 들여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가, 브이그사가 “사업성이 없다”며 철수해 무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브이그사의 판단은 틀렸다. 그들은 나랏돈을 쌈 싸먹기 위해 건설자본과 공무원들이 어떻게 묘기를 부릴 수 있는지 상상하지 못했다.

서~춘 고속도로의 사업성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척도는 ‘얼마나 많은 차가 이 도로를 이용할 것인가’였다. 이를 교통수요 예측이라고 부른다. 건설교통부와 서~춘 고속도로는 2004년 3월19일 맺은 실시협약에서 도로가 완공되는 ‘2009년 기준’으로 하루에 5만2236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치를 내놓는다. 우리나라는 실제 교통량이 교통수요 예측치에 못 미치면 15년 동안 예측치의 80%만큼(5년마다 보장률이 10%씩 떨어짐) 나랏돈으로 민간업체의 수익을 보장한다. 예측치를 뻥튀기로 불려놓으면 ‘이 사업은 꼭 필요하다’는 분위기를 풍길 수 있고, 예측치가 어긋나도 예측치의 80%까지 수입이 보장되기에 손해보는 일은 없다.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잘 되면 내 탓, 못 되면 국민 탓인 ‘땅 짚고 헤엄치기’ 사업을 벌이게 된 셈이다.


건교부 노후대책, 서-춘 고속도로 낙하산

그렇다면 교통수요 예측은 제대로 된 것일까. 대답은 ‘아니오’다. 2004년 10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민간투자제도 운용실태를 조사한 감사원의 호된 지적이 있었다. 감사원은 이때 발간한 ‘SOC(사회간접자본) 민간투자 운용실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사실과 다른 데이터를 과다하게 적용해 서~춘 고속도로가 교통수요 예측치를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의 예측 결과 실제 예측치는 (5만226대가 아닌) 2만6768대, 국토개발원 분석 결과는 이보다 4천 대가 더 적은 2만2401대에 불과했다. 이를 잡아내야 할 국토연구원 민간투자지원센터는 전체 인원 30명 가운데 교통전문위원을 1명만 채용한 뒤, 2003년의 경우 17건 가운데 7건은 내부 전문가의 검토도 없이 책임 없는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 형식으로 검토를 맡겼다. 수천억원의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이 사업에 외부 전문가들이 받은 자문비는 건당 100만원이었고, 어떤 때는 교통전문위원 1명이 5건의 사업을 동시에 검토하는 경우도 있었다.

진짜 묘기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비슷한 수법으로 나랏돈을 해먹는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기획예산처에서는 2003년 5월부터 실제 통행량이 추정 통행량의 50%에 못 미칠 경우 운영 수입을 ‘땡전 한 푼’도 보장해주지 않기로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을 바꾼다. 서~춘 고속도로는 예측치를 너무 세게 불렀다가 역풍을 맞은 셈이다. 협약을 맺을 때와 같이 수요 예측치를 5만2236대로 버티다가는 보조금을 한 푼도 못 받을 위기에 놓이게 됐다.

그렇지만 진정한 선수는 위기의 순간에 빛나는 법이다. 그대로 당하고 있을 건교부와 건설자본이 아니었다. 그들은 감사원의 표현 그대로 “교통수요 예측이 불확실하다는 등의 사유로 근거도 없이” 수요를 4만4923대로 20% 정도 낮춰 실시협약을 맺었다. ‘근거도 없이’ 조정한 교통량 예측치로 국토연구원과 감사원 수요 예측치를 나누면 정확히 50%가 된다. 가까스로 운영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선까지 예측치를 낮추는 건설자본의 ‘세밀한 솜씨’에 이르러서는 그들이 저지른 일의 잘잘못을 떠나 “브라보”를 외치며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물론 건교부에서는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합리적인 수준에서 교통량 예측치를 조정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자율을 잘못 계산해’ 4525원이 적정한 고속도로 통행료를 5200원으로 정했다는 감사원의 또 다른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협약을 바꾼 상태라 어쩔 수 없다”고 버텼다. 건교부 관계자는 통행료에 대해서는 “고속도로 개통 전에 요금을 다시 한 번 낮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수요 예측치 조작에 성공한 뒤 서~춘 고속도로는 그동안의 ‘업계 관행’에 따라 건교부 고위 공무원을 위한 낙하산 사장 자리를 하나 마련한다. 그 자리에 들어선 사람은 건교부 산하 국토개발연구원 국장으로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박상채(66)씨. 그는 한국도로공사 감사와 한국감사협의회 부회장을 거쳐 서~춘 고속도로의 사장으로 취임한다. 건교부 입장에서는 노후 대책으로 갈 자리가 하나 늘어난 셈이고, 건설자본 입장에서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한 최고의 로비스트를 사장으로 모시게 된 셈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 같지 않다.


△ 환경 파괴 논란은 사업의 또 다른 골칫거리다. 고속도로는 경기 가평 장락산을 관통한다. 산을 뒤덮고 있는 30년생 잣나무 한 그루의 보상가는 3250원으로 정해졌다.

기획예산처 심의는 팩스로 땡!

건교부는 이어 사업의 최종 단계로 서~춘 고속도로와 2004년 3월19일 ‘서울~춘천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맺는다. 이에 앞서 협약안은 기획예산처 민간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위원회는 관련 법(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지만 서~춘 고속도로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 대신 등장한 것은 현대 문명의 첨단기기 ‘팩스’였다. 당연직 위원 10명 가운데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김주현 행정자치부 차관, 나중에 서영석 <데일리> 대표 부인의 교수 인사청탁 파문으로 낙마하는 오지철 문화관광부 차관 등은 팩스로 심의서를 보냈고, 김아무개 숙명여대 교수, 문아무개 서울대 교수 등은 찬성을 했는지 반대를 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열었습니까”라는 서울행정법원의 질문에 기획예산처는 “2004년 2월23일 서면 심의를 상정해 같은 해 3월13일 의결을 받았다”고 회신했다. 물론, 관련법 시행규칙 한구석에 “위원들이 바쁘면 위원회를 열지 않고 팩스로 대신한다”는 부칙이 있는지 확인해보지 않아 기획예산처가 위법을 저질렀는지 섣불리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확인해보니 없었다).

실시협약을 맺은 뒤 한숨 돌리려던 찰나 뜻하지 않은 복병이 등장한다. 사업으로 땅을 수용당하게 된 토지 소유주들이 “이 사업을 취소해달라”며 건설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기 때문이다. 건교부는 기업소송 전문 로펌인 대한민국 최강 ‘김&장’을 내세웠다. 그 변호사비를 댄 것은 소송 당사자인 건교부가 아닌 현대산업개발이었다. 이 소송을 진행 중인 정희창 변호사는 “건교부의 감독을 받아야 할 현대산업개발이 감독기관인 건교부의 소송 비용을 대납해준 것은 어떤 기준으로도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건교부의 소송 비용은 부담하면서 실시협약에서 약속한 대로 2005년 말까지 3237억원의 약정 투자금을 내지는 않았다. <한겨레21>이 1월18일 서~춘 고속도로의 법인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자본 총액이 1813억원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500억원은 어느 세월에 채울지 지켜볼 일이지만, 건교부조차도 서~춘 고속도로가 약속을 지켰는지 모르는 판에 누가 “돈 채우라”고 현대산업개발을 압박할지 깜깜하다.


△ 지금까지 추진된 민자 고속도로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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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고속도로가 완공되고 나면…

수많은 자료 왜곡, 수치 조작, 절차 위반, 편법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는 2009년에 완공될 것이다. 그쯤이면 서울에서 춘천까지 전철이 복선화되고, 서울과 춘천을 잇는 46번 국도도 확장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5200원의 비싼 통행료를 내고 고속도로를 이용할지 알 수 없다. 시민의 세금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서~춘 고속도로가 ‘대박’ 나기를 두손 모아 간절히 기원할 뿐이다. 기획예산처는 “(이미 이뤄진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는 이런 땅 짚고 헤엄치기 사업을 막겠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잘한 조처라고 할 수 있다. 너무 심하게 해먹으면 티난다고, 건설자본께서 받았을 충격에 대해선 영화 <친구>에 나오는 “고마해라, 마이 먹었다 아이가”라는 명대사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 대구~부산 고속도로는 설 직전인 1월25일에 개통된다. 이 고속도로를 짓는 데 2조8천억여원이 들었다. 정부는 이 도로에 손님이 들지 않으면 20년 동안 업체 쪽에 수익을 보전해줘야 한다. (사진/ 한겨레 박영률 기자)





인천 공항 도로도 ‘돈먹는 하마’

예측 오차에 5년간 4300억원 혈세투입… 우면산 터널도 마찬가지

교통수요를 잘못 예측한 민자도로는 서울~춘천 고속도로 하나뿐일까. 물론, 이곳 말고도 많다. 감사원이 2004년 10월 발표한 ‘사회간접자본(SOC) 민간투자제도 운용실태’를 보면 건설교통부가 진행한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등 4개 민자 도로 사업의 실제 교통량과 실시협약을 맺을 때 예상 교통량이 크게 달라 엄청난 혈세가 낭비됐던 것으로 확인된다(표 참조).

사업 규모가 가장 큰 인천공항 고속도로(통행료 6400원)의 예상 통행량은 하루 13만 대가 넘었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실제 이용 차량의 수는 5만5천 대를 겨우 넘었다. 정부는 예상 통행량의 80%까지 혈세를 쏟아부어 회사 쪽의 수익을 보장해줬다. 정부가 이 도로를 운영하는 (주)신공항하이웨이에 지원한 돈은 2000년 11월 개통 이후 5년 동안 4300억원. ‘돈 먹는 하마’가 따로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2020년까지 재정 지원이 1조6천억원에 이르러 수입보장금이 도로 건설비용(1조3346억 원)을 넘어설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더 심한 것은 2004년 1월 개통된 우면산 터널이다. 터널을 한 번 지나는 데 2천원을 매기는 이 도로는 애초 5만1천 대의 통행을 예상했지만, 실제 교통량은 1만1천 대를 조금 넘었다. 2003년 한 해에만 서울시는 (주)우면산터널 쪽에 251억원을 지원했다. “실제 통행치가 예상 통행치의 50%를 밑돌면 정부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2003년 5월 개정)이 이때도 있었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잘못된 수요 예측의 대가를 납세자들에게 떠넘기는 대신 스스로 감당해야 했을 것이다. 이 밖에 천안∼논산 고속도로(통행료 5600원)의 실제 교통량도 실시협약 때 예측한 교통량의 47.1%에 불과해 2년간 운영지원금만 790억원이 나갔다.

불행히도, 정부에서 2005년 말 현재 추진하고 있는 민자고속도로는 평택~시흥 고속도로(39.5km) 등 10곳이나 된다. 어디서 또 ‘돈 먹는 하마’가 등장해 힘없는 납세자들의 등골을 휘게 할지 답답할 뿐이다.





절차 무시의 끝은 어디인가

국회 의결·환경영향 평가·주민 공청회 등도 생략한 채 공사 진행

도로 공사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건설 자본의 포클레인 행렬을 막으려면 기댈 곳은 딱 한 곳뿐이다. 정희창 변호사는 “2004년 3월19일 건설교통부가 서울~춘천 고속도로 주식회사를 사업시행자로 정한 직후 이를 막으려는 행정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2004년 3월24일이었다. 1심 법원은 같은 해 7월15일 그에게 “소송을 낼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건교부가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한 것만으로는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1심 법원은 “사업자 지정을 취소해달라”며 원고들이 제시한 논거의 옳고 그름에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소송은 현재 2심 진행 중이다.

정 변호사는 “소송 진행 과정에서 정부와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많은 위법 행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서울~춘천 고속도로 쪽에 2005년부터 4년 동안 4천억원을 지급할 부담을 지는 계약을 맺으면서 국회 의결을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성조 한나라당 국회의원 등 13명은 2005년 11월11일 헌법재판소에 노무현 대통령, 이해찬 국무총리 등을 상대로 국회의원과 정부 사이의 권한을 다투는 심판을 청구했다.

사업시행자인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사업 허가를 받기 전에 사전 환경성 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받지 않았고, 주민들이 요구한 공청회는 임의로 중단했다. 또 전체 공사구간 가운데 가장 큰 환경 훼손이 우려되는 휴게소 터는 환경영향 평가를 생략했다. 정 변호사는 “모든 사업을 진행하려면 마땅히 법이 정한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서울~춘천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진행돼온 과정을 보면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http://h21.hani.co.kr/section-021037000/2006/01/021037000200601240595019.html

Tuesday, January 24, 2006

우리는 왜 잘못된 선택을 할까?

오랫동안 경제학에선 사람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이론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여기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올해 1월 '인지과학동향(Trends in Cognitive Science)'지에 지금까지 심리학적으로 연구된 '잘못된 선택'의 패턴에 대해서 정리한 논문이 게재되어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람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예측을 정확히 하고도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데 실패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편향 때문이다.

충격 편향(Impact bias): 어떤 일은 생각보다 기쁘지 않거나, 괴롭지 않다. 특히 사람의 마음은 괴로운 일을 당하면 이것을 회피해서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괴로운 일들은 정작 일어나보면 그렇게 괴롭지 않다. 예를 들어 아이러브XXX의 경우 처음에는 "정말 조작이라면 어떻게 하지"라고 불안해하다가도, 정말로 조작이 발견되면 "원천기술이 있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러니 처음부터 불안해할 필요도 없었다.

투사 편향(Projection bias): 지금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기준으로 선택을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편향이다. 예를 들면 남자들이 "나라면 난자 기증 얼마든지 하겠다"고 말하는 경우가 그렇다. 그런데 정작 이 남자들 헌혈도 잘 안한다는 걸 생각해보자. 무슨 일이든 소파에 앉아서 생각하는 것과 막상 닥쳤을 때는 전혀 다른 법이다.

구별 편향(Distinction bias): 물건을 살 때는 여러 가지 물건 중에 하나를 고른다. 여기서는 상대적 기준이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사고나면 쓰는 데 얼마나 좋은지 절대적 기준으로 평가하게 된다. 이렇게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편향이다. 카메라를 살 때 온갖 사양과 기능을 다 비교해서 사놓고는 정작 허구헌날 얼짱각도 셀카만 찍는 경우라 하겠다.

기억 편향(Memory bias):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법인데, 우리는 최근의 일, 최악의 일을 그렇지 않은 일들보다 더 잘 기억한다. 손가락이 부러져라 레벨 노가다를 해서 재미없게 게임을 하고도, 마지막에 엔딩을 본 기억이 너무 생생하기 때문에 그 게임은 재밌었다고 생각한다든지 하는 경우랄까.

믿음 편향(Belief bias): 우리는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 나름대로 '이론'을 가지고 있다. 이걸 '소박한 이론(lay theory)'이라고 하는 데, 대충 맞는 경우도 있지만 잘못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 사람들은 "선택지는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직원들에게 하와이로 휴가를 보내주면 매우 좋아한다. 그러나 파리와 하와이 중에 골라서 휴가를 가라고 하면, 파리에 간 사람은 바다가 없다고 불평이고, 하와이에 간 사람은 박물관이 없다고 불평이다.

이런 편향을 피해서 미래를 제대로 예측하고도,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다.

충동(Impulsivity): 미래를 빤히 알더라도 지금 당장의 충동에 이끌려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 한 마디로 "지름신이 강림하는" 경우라 하겠다. 이것이야 워낙 자주 경험하기 때문에 더 길게 얘기하지 않겠다.

잘 못된 원칙(Rule-based decisions): 우리는 충동의 위험성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피하려고 나름대로 원칙을 세운다. 그런데 스티븐 코비의 충고처럼 원칙대로 산다고 항상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절약은 대체로 좋은 원칙이지만, 새만금 개발처럼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 아까워서 빼도 박도 못하는 경우라면 그런 원칙은 갯벌에 묻어두는 게 좋다.

소박한 합리주의(Lay rationalism): 충동을 피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려고 하지만 어딘가 핀트가 어긋난 경우다. 소박한 합리주의는 '객관적'인 요소에 집착함으로써 자신의 욕구를 무시한다. 사람들에게 500원짜리 작고 예쁜 하트 모양 초콜렛과 2000원짜리 큼지막한 바퀴벌레 모양 초콜렛 중에 하나를 먹으라고 하면, 바퀴벌레 초콜렛을 먹는다. 기분이 어땠을 지는 상상에 맡긴다.

매개 최대화(Medium maximization): 사람들에게 힘든 일을 하고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을 먹을래 아니면 쉬운 일을 하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을래?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쉬운 일을 하고 바닐라를 먹는다. 그런데 힘든 일을 하면 쿠폰을 100장 주고, 쉬운 일을 하면 쿠폰을 60장을 준다. 그리고 이 쿠폰으로는 아이스크림과 바꿔먹을 수 있는 데 피스타치오는 100장, 바닐라는 60장이다. 사실 처음 실험과 모든 것이 똑같고 단지 그 사이에 쿠폰이라는 단계를 하나 추가했을 뿐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행동은 완전히 바뀌어서 힘든 일을 해서 쿠폰을 많이 번 다음에 피스타치오를 먹는다. 여기서 쿠폰과 같이 목적과 결정을 이어주는 단계를 매개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매개를 최대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10억 모으기'가 전형적인 예다. 그거 모아서 뭐할 건데?

인간의 행동은 오랜 세월에 걸쳐 이뤄진 진화적 적응의 결과물이다. 위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편향'들 또한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행동들은 수 백 만년에 걸쳐 진행된 구석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적응의 결과이고, 따라서 그 시대 기준으로는 합리적인 행동이다. 그러나 불과 몇 천년만에 인간들은 스스로 적응 할 수 없는 사회를 만들고 만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mentalese
세상만사 심리독해
http://wnetwork.hani.co.kr/mentalese/

기사등록 : 2006-01-24 오후 01:48:16
기사수정 : 2006-01-24 오후 03:22:09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97512.html

Monday, January 23, 2006

경제통과 경제꼴통

미국에서 시장경제를 열렬히 옹호하는 세력은 누구인가? 물론 시장의 강자인 부자들이다. 그래도 그 사회에는 기부문화가 정착돼 있고, 부자·기업인·정치인 중에도 고소득층의 세부담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조지 소로스, 빌 게이츠, 빌 클린턴이 잘 알려진 사례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양극화 해소를 위해 고소득층에 세금을 더 물릴 뜻을 비치자, 한국 주류사회의 반응은 전혀 딴판이다. 경제 저널리스트, 언론의 단골 경제학자, 경제에 일가견이 있다는 정치인 등 ‘경제통’들은 거의 반대 일색이다. 요약하면, “우리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보다 낮지 않은데” “왜 실패한 유럽 복지국가 모델을 추종해 세금을 더 거두려 하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양극화 해소책은 성장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우선 조세부담률과 사회보장지출의 비중을 한번 따져보자. 두 가지 지표에서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으로는 멕시코와 더불어 꼴찌 수준이다. 그럼에도 의료보험료 등 준조세와 사교육비를 합하면 그들보다 부담률이 낮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런 부문이야말로 수익자 부담이 아니라 세금을 거둬 국가가 부담해야 할 사회복지의 핵심이다. 유럽 복지국가에서는 돈이 없어 병원에도 못 가보고 죽는 일은 없다. 북유럽 복지선진국에 못 미치는 프랑스, 독일만 해도 대학까지 학비부담이 없어, 교육기회의 불균등이 소득 양극화의 출발점이 되지는 않는다. 아니할 말로 ‘영국 실업자’인 필자가 의료비 걱정 없이 자녀 셋 공부시킬 수 있는 것은 이곳 사회복지체제, 좁혀 말하면 영국 고소득자들 덕분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유럽국가 상당수가 사회보장지출 비중을 조금 줄인 것은 사실이지만, 복지국가를 실패한 모델로 규정짓고 ‘반면거울’로 삼자는 것은 웃기는 발상이다. 마치 마라톤에서 선두주자들이 반환점을 약간 돌아서는 것을 보고, 아직 출발선도 크게 벗어나지 못한 꼴찌 주자가 자기도 뒤돌아 뛸까 하고 망설이는 형국이다. 그들의 사회보장지출 비중은 여전히 우리의 2~3배에 이르고,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은 비중을 더 늘렸다. “복지 수혜자들이 의타심에 빠져 경제와 사회가 무기력해진다”는 설명은 한국 빈곤층에 대한 ‘인격모독’이다. 일선기자 시절 경험이지만, 서울의 빈민촌인 난곡동을 이른 아침에 방문했다가 일터로 향하는 인파에 감동받은 적이 있다. 세계 어느 도시의 게토나 달동네에 ‘잘 살아보자’는 의지가 이토록 충만한 데가 있을까? 한국인 노동시간은 30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최장인데도, 상대적 빈곤율은 최고수준이다.

고전파 경제이론에 따르면 부유층은 한계저축성향이 높아 부의 집중이 고투자-고성장으로 이어진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부유층 여유자금이 버블경제의 요인이 되고 있다. 세금 없는 불로소득이야말로 의타심을 키우고 우리 경제와 사회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성장과 분배에 대한 90년대 이후 연구들은 불평등이 심한 나라일수록 성장률이 낮고 재분배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했다. 최근 대표적인 경제학 교과서들까지 이를 주류적 견해로 소개하고 있으나 한국의 주류들은 정작 이를 외면한다. “분배가 성장을 해친다”는 논리는 분배정책을 무력화하기 위한 가공의 대립개념이라 할 수 있다. 신고전파 경제학자 마샬은 경제학도에게 ‘차가운 머리, 따뜻한 가슴’을 가질 것을 당부했지만, 한국에서는 ‘뜨거운 머리, 차가운 가슴’의 ‘경제꼴통’들이 주류를 이룬 탓일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갖추자는 제안마저 거센 반대에 부닥친다.

이봉수/영국 런던대 박사과정·경제저널리즘

기사등록 : 2006-01-23 오후 07:15:30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7309.html

Friday, January 20, 2006

희망제작소 3월 닻올린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책 아이디어 컨설팅
초대 소장에 이옥경씨 이사장엔 원로급 인사들 물망

▲ 오는 3월27일 정식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희망제작소 사람들이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잠시 포즈를 취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원순 상임이사, 김영지 연구원, 문종석 연구위원, 강현선 연구원, 김용자 연구원, 최은진 연구원, 이지훈 연구위원, 이지연 연구원.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 ‘희망제작소’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다. 이런저런 형식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조금씩 세간의 입질에 올랐다. 박원순, 정책생산, 새로운 모색 등의 낱말이 희망제작소를 설명하는 상투어였다.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통해 진보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려는 연구 집단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뒤이었다. 다만 그 ‘실체’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다.

그렇게 소문만 무성했던 희망제작소가 마침내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 공식출범 일정을 확정했다. 오는 3월27일 독립민간재단 연구소 형태로 출범식을 연다. 외국의 정책싱크탱크 책임자 등을 불러 ‘실사구시적 싱크탱크’의 길을 모색하는 심포지엄도 함께 열 계획이다.

희망제작소를 이끌 초대 소장은 이옥경 전 <내일신문> 편집국장이 맡게 됐다. 이 소장은 한국여성민우회 창립을 주도하는 등 80년대 여성운동을 대표하는 인물 가운데 하나다. 고 조영래 변호사의 부인이라는 설명은 이 소장에 대한 사족이다.

물밑으로 뛰어다니며 희망제작소 탄생의 산파 구실을 한 박원순 변호사는 연구소의 상임이사를 맡았다. 희망제작소를 구상하던 초기인 지난해 여름, 박 상임이사는 “좋은 분들을 많이 모시겠다”고 이야기했다. 뜻있고 능력있는 인사들을 앞장 세우고, 자신은 실무를 챙기겠다는 의지가 상임이사를 자처한 바탕에 깔려 있다.

‘이옥경-박원순’ 라인업을 첫 간판으로 삼은 희망제작소는 현재 재단이사회 구성과 연구위원 진용 정비를 두 축으로 마무리 단장에 한창이다. 우선 초대 이사장을 비롯한 재단 이사진에는 법조계·학계 등 사회원로급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소장을 비롯한 분야별 연구책임자 등도 추가로 영입하거나 내부에서 교통정리할 예정이다.

연구소의 진정한 핵심인 연구위원들은 최근 ‘공개모집’을 통해 기본적인 자리를 잡았다. 무려 10대1의 경쟁률을 뚫은 연구원·연구위원 14명이 지난 9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 모임 초기에 합류한 사람들까지 더해 현재 희망제작소를 구성하는 식구 25명이 거의 매일처럼 연쇄 토론회를 열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는 작업이다.

이들이 벌이려는 일의 중심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정책 아이디어 컨설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희망제작소는 홈페이지(makehope.org)에서 스스로를 “국책연구기관과 기업연구기관을 벗어나, 시민이 주체가 되는 연구소”라고 소개한다. “추상적이고 낭비적인 논쟁이 아니라, 생활 속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혜를 현실적인 정책으로 승화시키는 실천적 연구소를 지향한다”고 설명한다.

여러 면에서 희망제작소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싱크탱크 모델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받을 사업은 지방정부를 대상으로 한 정책 컨설팅이 될 전망이다. 박 상임이사는 “이미 상당한 권한이 지방정부에 이양됐는데, 막상 정책전망과 내용이 없어 우리가 가야할 사회적 지평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엄청난 혈세가 비효율적으로 낭비되고 있다”며 “5월 지방선거 이후, 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한 10여곳의 지방정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혁적 비전과 능력을 갖춘 지방정부의 정책 실행을 위해 희망제작소가 생산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발견한 아이디어를 수정·보완·강화해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발전시키는 ‘창안사업’, 시민사회의 새로운 대안모델을 모색하는 ‘대안사업’, 정치·국방·경제 등 국가적 의제를 고민하는 ‘미래전략사업’ 등도 펼칠 계획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이념보다 실사구시 구현…상근인력 100명 목표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

공식출범 준비에 바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박 이사는 “내가 자꾸 앞에 나서는 게 부담스럽다”며 인터뷰를 피했다. 그러나 일단 마주 앉고 난 뒤에는 다채로운 아이디어와 막힘없는 열정을 끝도 없이 쏟아냈다.

­ 왜 지금 민간씽크탱크가 필요한가.

= 희망제작소를 만드는 것은 하나의 운동이다. 그동안 미래 사회를 정책적으로 구상하는 능력이 부족한 데서 비롯한 여러 혼란과 비효율, 낭비가 있었다. 이제 우리의 방향은 거창한 이념보다는 실사구시다. 희망제작소 이후에 이런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 현재의 정당 부설 연구소 등도 자극을 받을 것이다.

­ 비슷한 취지의 다른 씽크탱크들도 있다.

= 진보진영의 씽크탱크는 대체로 서너명의 상근자가 있고, 대학 등에 자리잡은 교수들을 묶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국가적·지방적 의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상근 역량이 필수적이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처럼 100명 정도의 상근연구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 위에서 외부의 여러 연구집단과 연계를 갖는 게 중요하다.

­ 교수나 박사학위 소지자 등의 참여가 눈에 띄지 않는데.

= 일반 연구소에선 박사급 연구위원들이 1년에 논문 두어개 쓰는 게 전부다. 실제 내용을 봐도 공허하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우리는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를 중시하면서 실천적 감각이 탁월한 연구소를 지향한다.

­ 그렇지만 여전히 ‘이론’ ‘담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 아닌가.

= 물론이다. 다만 우리는 시민들의 삶에 녹아 있는 아이디어를 통해 ‘귀납적으로’ 담론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정책은 현실에서 부딪치는 어려움과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아이디어다.

­ 재정적으로는 어떻게 운용할 건가

= 회원들의 후원금 등이 기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산하는 아이디어와 정책에 대해 오래 전부터 갈증을 느껴온 집단이 많다. 기초자치단체가 대표적이다. 1년에 10곳의 기초자치단체로부터 1억원씩 받아도 얼마인가. 이제 우리 사회가 이런 방식의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왔다.

­ 지금도 정치권은 박 이사에 대한 호감을 갖고 있다. 특정 지방정부와 협력하는 일조차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는 없나.

= 그동안 내가 특정 정당과 특정한 관계 맺은 적 없다. 그렇게 하면 희망제작소와 나 스스로의 행보를 좁히는 길이 될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정치적 잣대 없이, 헌신적으로 지역공동체를 혁신하려는 지자체와 함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자는 것이다. 잠깐의 오해는 금세 해소될 것이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어떤 사람들이 함께하나

희망제작소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를 알려주는 몇가지 특징적인 대목이 있다.

우선 상근인력이 대단히 많다. 다른 연구소는 물론 일반적인 싱크탱크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이미 25명의 상근자들이 있다. 어지간한 시민단체 수준을 넘는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앞으로 100명 수준까지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라면 당연히 있음직한 교수 또는 박사 등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특징적이다. 현재의 상근자 가운데 박사 학위 소지자는 두세명 정도다. 대신 30대 안팎의 석사들이 많다. 공개 모집을 통해 합류한 14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영국·캐나다·일본 또는 국내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거나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연구자들이다.

영역별 실무 경험 거친 30대 연구자들 대표 일꾼

시민단체 출신도 많다. 그러나 이름높은 활동가보다는 특정 영역을 중심으로 실무를 다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종석 전 푸른시민연대 대표, 문병원 전 부안독립신문 편집국장, 정성원 전 참여연대 기획실장, 위평량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사무국장, 류제홍 전 문화연대 문화교육센터 부소장 등이 대표적이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시민단체의 현장 활동가 경험 위에서 ‘실천적 문제의식’을 갖고 석사 학위를 받은 30대 중반의 연구자들이 희망제작소 일꾼의 대표적 유형이다. 희망제작소 관계자는 “현장과 이론을 결합하려는 모임의 취지에 맞는 사람들을 모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금도 곳곳에서 어떻게 하면 함께 일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실천적 연구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박 상임이사는 “박사 학위 소지자의 경우 스스로를 학자라고 여기면서 언젠가 대학에 자리잡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경우가 많다”며 “그런 분들은 대학으로 가는 게 옳고, ‘이론연구소’가 아닌 우리 모임에는 사회적 문제를 실천적으로 고민하고 새로운 대안을 구상하려는 분들을 모시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http://www.hani.co.kr/arti/culture/religion/96734.html

Wednesday, January 18, 2006

엘리트의 기계적 노동

노동을 ‘단순 노동’과 ‘복잡 노동’으로 분류한 것은 전형적인 19세기 고전 경제학의 사고방식이었다. 세상에서 인간이 하는 활동은 무진장으로 다양하지만, 삽질이나 똥푸기와 같은 단순 노동이나 변호사 의사의 일과 같은 복잡한 노동이나 인간 활동의 ‘지출’이라는 점에서 모두 똑같다는, 그래서 후자는 전자가 그저 양적으로 집적되어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즉 똥푸는 아저씨들이 의대 법대에 진학하여 똥지게를 들고 집집을 돌 시간과 정력을 법전과 의학 교과서에 투여하여 법률 상담과 치료 노동을 하면 같은 시간을 일해도 그 전의 똥푸기에 비해서 몇 배의 생산성을 낳게 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러한 노동관은 자연스레 ‘단순 노동=육체 노동=저학력 노동’, 그리고 ‘복잡 노동=정신 노동=고학력 노동’이라는 사고 방식으로 연결되었고, 어떤 직종의 노동이 두 개의 기둥 사이 어디쯤 존재하는가를 빌어서 그 임금 수준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임금 체계를 정당화하는 기능을 수행하였다.

그런데 산업혁명 직후인 19세기 초를 배경으로 생겨난 이러한 사고방식이 과연 자동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20세기 후반 이후의 노동 과정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각종 경제 통계를 맡아봤던 경제학자 카스토리아디스는 그 반대의 현실을 발견하였다. 자동화를 배경으로 성립한 ‘관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작업장은 물론 사회 전반을 조직하고 통제하는 일이 고학력 엘리트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엘리트들이 하는 일은 사실 학교와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과 절차를 ‘기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실제 상황과 크게 유리되기 일쑤인 이 엘리트들의 명령을 실제 상황에 꿰어 맞추는, 지극히 골치 아프고 창의력이 필요한 작업은 고스란히 명령 서열의 아래에 있는 하급 노동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결국 전자의 노동은 사실 지극히 ‘기계적’인 것이며 후자의 노동이야말로 점점 ‘창의적’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그가 발견한 바였다.

한국 사회는 19세기적인 노동 관념이 대단히 강하게 지배하는 사회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임금 체계의 윗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주 어린 나이부터 학부모와 혼연일체가 되어 가방끈 경쟁에 돌입한다. 누가 한국의 교육열이 높다고 하는가. 1년에 반지 목걸이 사는 만큼의 돈도 책에 들이지 않는 한국인들의 ‘교육열’이란 기실 이 임금 서열의 인간 피라미드를 기어오르는 발버둥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해서 그 피라미드의 위쪽에 자리잡은 한국 사회의 엘리트들은 과연 ‘복잡 노동’을 수행하여 사회의 생산성에 몇배 몇십배로 기여하고 있는가. 아니면 자신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논리가 현실 상황과 얼마나 유리되었는가를 전혀 돌보지 않은 채 그저 그 형식적 합리성의 틀에 안주하면서 아래에 윽박지르고 있는가.

단순 노동-복잡 노동이라는 19세기의 이분법을 기계적 노동-창의적 노동이라는 틀로 바꾸는 것을 생각해 봄직하다. 그저 학교에서 배운 바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이들의 노동은 응당 낮게 평가받아야 할 것이요, 온몸을 던져서 구체적 현실과 엉겨붙음으로써 세상이 실제로 돌아가게 하고 또 새로운 현실을 창조해내는 이들의 창의적 노동은 높게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소위 일류대 교수라는 이가 쓴 신문 칼럼을 보면서, 별의별 일 다 생기는 심야의 편의점을 밤새 홀몸으로 너끈히 지켜내는 앳된 노동자를 보면서, 대한민국은 그러한 ‘자기 혁신’이 절실하다는 것을 오늘도 새삼 느낀다.

홍기빈/캐나다 요크대 박사과정·정치경제학

기사등록 : 2006-01-18 오후 09:22:55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184.html

'코드'를 파는 배경음악 공유서비스 Q~

'코드'를 파는 배경음악 공유서비스 Q~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2006년 01월 17일

"여인2 : 처음에 아이디를 보고 특이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 그런 아이디를 쓴 거죠?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요?"

"해피엔드 : 아뇨... 우연히 어느 책표지에서 봤는데, 그냥 뭐... 현실엔 없는 말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쪽 아이딘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이 대화를 '이해' 했다면, 당신은 아무리 젊어도(?) 90년대 중후반에 대학시절을 보냈을 것이다. 만약 '여인2'와 '해피엔드'라는 ID를 보는 순간 영화 제목 '접속'과 두 배우의 얼굴이 오버랩됐다면, 당신은 아마도 '나우누리'와 '천리안'으로 대표되던 PC통신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10년 전 얘기다.

네티켓 캠페인을 벌여야 할 만큼 혼탁해진 지금의 넷세상과는 달리, 당시의 통신 환경은 제법 '수준'있었다.(주관적인 판단이다).

손 글씨 리포트와 워드 작업한 리포트가 혼재할 만큼 PC 보급률도 그다지 높지 않았던 시절인데다, 규칙적으로 접속했다간 월 기십만원을 족히 넘겼던 '살인적인' 종량제 통신 요금이 문턱을 높였던 탓이라 짐작해본다.

해 서, 당시 통신 세상 구성원의 상당수는 컴퓨터를 가진 20, 30대 젊은이들이었다. 연령, 학력, 관심사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들이 한 데 모인 만큼 지금 말로 '코드'가 맞는 이들, 지향점이 같은 이들을 만나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매일 밤, OO님의 접속이 기다려지고, 동호회 회원들과의 '정팅'이 기다려졌던 때다. 오가는 대화들도 제법 깊이가 있어, 채팅방, 동호회에서의 어설픈 비판이나 근거 없는 폄하는 곧 준엄하고 정중한 '강퇴'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월정액 요금에 어떤 사이트든 가리지 않고 넘나들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신천지가 열린 후 10년. 얘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정 보와 공간의 양은 비교할 수 없이 확장됐지만, '코드'가 맞는 넷세상 친구를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 됐다. 대화 다운 대화 한 번 하기가 힘들다. 각 포털사이트가 운영하는 토론방이나 뉴스 덧글에선 걸러지지 않는 담론, 도를 넘는 막말이 오간지 오래다.

나침반 바늘이 사방으로 도는 사막 한 가운데에 선 듯, '날 알아주는 이'를 찾아 나서는 웹서핑은 멀고도 험난하다.

네티즌들의 이 적막한 심정을 파고든 서비스가 바로 배경음악 공유서비스 Q~다.

이미 음원 사용료가 지불된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이 기발한 서비스는 '저작권'과 '무료'의 접점을 찾아 오픈 2개월 만에 300만 네티즌의 발걸음을 이끌어 냈다.

일평균 방문자수도 10만 명 선. 구력있는 업계 3, 4위 사이트와 비견할 만한 수준이다.

밋밋한 대문 화면에 블로그, 이메일을 통한 의사소통 외 이렇다 할 마케팅 한 번 제대로 안하고 이룬 성과. 아무리 '공짜'라지만, 이정도면 메가톤 급 신인이다.

온라인 음악서비스라면 한다 하는 사이트들이 지천이다. 여전히 다양한 공짜 이용의 수단도 남아있는 게 사실이다.

도대체 Q~가 보여주는 이 파괴력의 근원은 무엇일까.

두 달, 그들의 '진화'과정을 지켜보며 내린 결론은 '코드'였다.

Q~는 귀찮은 일이라면 질색인 네티즌에게 가입과 로그인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서비스 이용에는 두 번 이상의 클릭이 필요하지 않다.

검 색형 인간인 우리 네티즌의 귀찮음을 십분 이해해 툴바를 한 번 설치하면, 어떤 검색창도 열 필요 없도록, '아주 특별한 검색 기능'도 추가해뒀다. 툴바에 '네 OOO', '야 OOO'라고 치기만 하면, 짐작하는 두 포털에서 OOO를 담은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귀찮음에 대한 너그러운 배려와 더불어 넷심을 꿰뚫는 '이모셔널 링크'는 이 서비스의 존재 이유라 할 만하다.

" 버즈의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엠씨 더 맥스의 '행복하지 말아요'를 좋아합니다.(아니 좋아 할 겁니다.) 그리고 가시, Y, 사랑은 봄비처럼... 그대 내맘에 들어오며는... 잘 지내나요... Life is Cool 그리고 Fly(에픽하이)로 이어집니다"

블로그를 통해 Q~가 언급한 이 감정의 흐름은, 전율할 만한 치밀함을 담고 있다.

폄하하면, 그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일 따름인 Q~는 유저들이 주관적이면서도 너무나 객관적인 이 '감정의 공식'대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이끈다.

Q~ 운영진은 고백한다. "이 감정의 흐름을 증명해 보기 위해 철저히 계산적인 통계를 집적했습니다. 80% 이상은 이 공식대로 움직입니다. 산타나를 듣다가 갑자기 나훈아를 듣지는 않는다는 얘기지요."

감정적 교집합이 전혀 없는 블로그, 미니홈피로의 기계적 랜덤 방문이 아니라, '한 눈에 서로를 알아볼' 네티즌들을 하나의 체인으로 잇고 있다는 얘기다.

Q~가 '남이 차려놓은 밥상'으로 재미를 본다는 주장보다, Q~가 성장할 수록 배경음악 판매가 촉진될 것이라는 주장이 보다 설득력있게 들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통하는' 이들끼리 함께 듣고 싶은 노래를 끊임없이 찾아 구매하고, 그 노래 목록을 등록해 감성을 나누며 Q~의 순환 고리에서 유저들이 움직이도록 유도한다는 얘기다.

유저에게 게으름을 허하면서도 내 마음을 읽어 입맛에 딱 맞는 노래를 계속 들려주는 서비스.

감성에 뿌리를 둔 듯하면서도 진정 계산적인 서비스 Q~는 그렇게 '코드'를 팔고 있는 것이다.

지 금 Q~를 통해 음악을 들으며 당분간, 이들의 '진화'가 계속될 것임을 서둘러 짐작해보는 것은 김광진의 '편지'를 들려주다가 팻 메스니와 데이브 브루벡의 재즈를 전해주고, 브라운 아이즈의 '떠나지마'로 귀결되는 이 서비스의 '독심술'에 다시 한 번 감탄하는 까닭이다.

Q~, 감성을 앞세운 이 계산적인 서비스라니.

http://www.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187521&g_menu=021400

Sunday, January 15, 2006

국기에 대한 맹세, 계속해? 말어?

'국기에 대한 맹세' 놓고 누리꾼들 토론 중
2006-01-14 오후 4:44:30

지난 10일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리플토론' 코너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유지해야 하느냐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 토론은 주간 〈한겨레21〉 592호의 표지이야기 '국기에 대한 맹세를 없애자'에 대해 누리꾼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겨레21〉은 '국기에 대한 맹세'를 폐지하거나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는 박정희 정권이 한국을 병영국가로 전환시키던 1971~1972년에 유포된 것으로, 개인적 양심이나 도덕적 판단과는 상관없이 무조건적인 애국을 강요하는 내용으로 돼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겨레21〉의 이 표지이야기에는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지은 전 충남교육청 장학계장 유종선 씨와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유종선 씨는 '국기에 대한 맹세'가 만들어진 경위를 설명하고 현재의 맹세문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종선 씨는 당시 조중엽 충남도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자신이 맹세문을 지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수정되어 전국으로 퍼지게 됐다고 말한다. 유 씨는 자신이 직접 쓴 맹세문 중 '정의와 진실로써 충성을 다할 것'이라는 문구가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으로 바뀌었다며 "(현재의 '국기에 대한 맹세'는) 전체주의적이고 국수주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국기에 대한 맹세도 싫으면 떠나라"

하지만 이런 〈한겨레21〉과 유종선 씨의 주장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댓글이 원색적인 표현으로 이 주간지의 기사를 비난하거나, '국기에 대한 맹세'를 폐지하거나 수정할 것을 주장하는 이들을 '빨갱이', '매국노'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반면 국기에 대한 맹세'를 구체적으로 옹호하거나 이 맹세문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글은 많지 않다.

ID 'kftn'은 "에라이 빨갱이들아"라는 제목의 댓글에서 "국가에 충성하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일하는 게 그렇게 더럽고 아니꼽냐"며 "조국을 사랑할 줄 모르는 한심한 것들아, 초유일 강대국은 국가에 대한 사랑부터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ID '남이'는 "대한민국은 우리나라입니다"라는 댓글에서 "조국과 민족의 영광을 위해서 충성을 다할 것을 태극기 앞에서 다짐한다는 것인데 도대체 뭐가 그리도 여러분들을 기분 나쁘게 했습니까? 강압적이어서 싫다고 하시면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할 때 하지 않으시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ID '도우미'는 "국가가 나를 지키고 내가 국가를 만든다"며 "이런 것까지 종교적, 정치적 이념논쟁 거리로 삼는 사람들의 사고가 심히 의심스럽다. 해외에서 게시된 태극기를 보면 찡한 느낌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봤을 것이다. (국기는) 종교와 정치를 떠나 실체적 국가를 상징하는 상징물이다. 일제 때 국가를 잃은 국가로서 무슨 망발인지? 애국 그 자체를 미신 수준으로 생각한 그 분, 이민을 추천합니다"라는 댓글을 올렸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거부한다고 꼬마애들까지…"

그러나 '국기에 대한 맹세'에 비판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으나, 폐지보다는 문구수정을 주장하는 의견이 더 많다.

ID '길레스피'는 "일제의 잔재, 군부독재의 잔재"라는 댓글에서 "상식적으로 살자. 다른 나라에서는 국기에 충성을 바치지 않아서 애국심을 가지지 않는가? 우리나라 국민들은 국가가 시켜서, 강요해야만 애국심을 가질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ID '웨더비'는 "솔직히 몰랐었는데, 이 특집기사 보고 참 어이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국기에 대한 맹세를 거부한다고 꼬마애들을 징역살이 시킨다니 기자의 말대로 너무나 복종적인 국기에 대한 맹세는 폐지, 적어도 수정이라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친일파인 박정희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지시했다고 하니, 더더욱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댓글을 올렸다.

ID '라이'는 "익숙해져 있긴 하지만 그 문구를 하나씩 뜯어보면 폐지를 말하는 의미가 이해가 된다" 며 "편향적이고 획일적인데 우리가 자연스레 받아들였단 것이군요"라고 했다.

ID '정지혜'는 "관련 기사 내용을 보니 맹세가 만들어질 때의 (원래) 문구가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정의와 진실로써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였다"며 "(이 문구가) 지금의 문구보다야 훨씬 낫고, 현실과도 부합되지 않나요? 문구만 수정 찬성합니다"라고 답했다.

ID '박창훈' 역시 "개인 희생을 존중하는 최소한의 문구 있어야"라는 댓글을 올려 "현 '국기에 대한 맹세'엔 개인의 가치, 정의 같은 개념이 없다"며 "국가가 잘못된 길로 들어서고 개인의 희생을 강요할 때 무조건 충성을 다해야 하는가. 6백만을 학살한 독일의 히틀러나 자칭 아시아의 평화와 공존을 위해서 천황폐하께 충성을 맹세하고 전쟁터로 떠나는 일본군, 그리고 그 국민들이 겹친다면 지나친 공상일까. 무조건적인 충성이 아니라 정의 같은 가치를 생각해볼 수 있는 문구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의 삐뚤어진 민족주의를 되돌아보자"

누리꾼 중에는 애국가나 '국민교육헌장' 등으로 문제의식을 확장시키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국기에 대한 맹세'의 존속여부 논란의 의미를 짚는 댓글도 눈에 띈다.

ID '메신저'는 "애국가부터 바꿉시다.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는 데, 아니 내 기상과 내 맘으로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에 충성하라고? 이거 군국주의적인 발상 아닌가요? 애국가 바꿉시다" 라는 댓글을 달았다.

ID '김지현'은 "'국기에 대한 맹세'보다는 국민교육헌장이 더 문제 아니냐"며 " '민족 번영을 위해 태어나다"란 말은 듣기에는 화사해도, 생존의 이유를 결정해버리는 무서운 말"이라고 주장했다.

ID 'Fleet Commander'는 "여기서 다루는 문제는 비단 '국기에 대한 맹세'만이 아니라 우리의 삐뚤어진 민족주의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한 마디로 어릴적부터 우리는 민족에 대해 끊임없이 강요된 의식을 가지도록 커왔다는 거죠. 건전한 민족의식과 애국의 정신은 단지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한다 해서 커지는 게 아닙니다. 민족에 대한 자긍심은 국가가 건전하게 운영될 때 자연스레 커져나가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채은하/기자

http://www.pressian.com/scripts/section/article.asp?article_num=40060114153923&s_menu=%BB%E7%C8%B8

대기업 횡포 숨줌여온 중소기업 목소리 모아낼 터

피해대책협 꾸린 김성수 사장·조성구 전 대표

▲ 삼성SDS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뒤 회사가 공중분해된 조성구 전 얼라이언스시스템 사장(왼쪽)과 엘지텔레콤과 특허분쟁을 벌이는 김성수 서오텔레콤 사장이 그동안 대기업을 상대로 싸워 온 힘겨웠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상생 말잔치 뒤 중소기업들 신음 다윗의 승리는 성경책에나 있더라”

“상생을 외치는 대기업들의 화려한 말잔치 뒤에는 중소기업들의 신음소리가 있습니다. 더 잃을 것도, 바랄 것도 없어요. 숨을 죽이고 있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을 대신해 목소리를 내고 싶을 뿐입니다.”

중소기업 사장들이 대기업의 횡포에 손을 맞잡고 나섰다. 엘지텔레콤과 특허분쟁을 벌이고 있는 서오텔레콤의 김성수 사장과 국내 최대의 시스템통합업체(SI) 업체인 삼성SDS를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던 조성구 얼라이언스시스템 전 대표가 최근 ‘대-중소기업피해대책협의회’를 꾸린 것이다. 김 사장은 3년째 싸움을 이어가고 있고, 정보기술업계의 ‘다윗’으로 주목받았던 조 전 대표는 결국 ‘골리앗’의 손아귀에 무너졌지만, 오랜 싸움과 처참한 패배는 이들에게 오히려 투지와 오기를 불어넣었다. 이들은 피해 중소기업인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교수 등 전문가들로 이달 말 협의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현역 중소기업 사장 서너명도 실명을 밝히고 참여할 예정이다.

1월말 협의회 공식 출범

이들은 일단 중소기업들의 피해 사례를 모아 적극적으로 알리고 대책을 마련해가는 데 활동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기업으로부터 피해를 당할까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비공개로 참여하겠다는 중소기업인들은 수십명에 이른다. 이들을 조직해 네트워크화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김 사장은 “대기업과 특허 분쟁을 벌이면서, 그동안 몰랐던 불합리한 관행에 눈을 뜨게 됐다”고 설명한다. 김 사장은 2001년 긴급 상황에서 버튼 하나로 전화를 거는 비상호출 특허를 출원했다. 2003년 엘지텔레콤에 협력 제안을 하면서 기술 자료를 보냈는데 1년 뒤 엘지텔레콤이 내놓은 휴대전화 구조요청 서비스가 자신의 특허와 비슷해 엘지텔레콤을 검찰에 고발했다. 서오텔레콤은 1심과 2심에서 14개 특허 가운데 6개를 인정받아 특허를 유지했고, 엘지텔레콤은 이달 초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그는 “대기업들이 여는 특허 전략 세미나를 가보니 중소기업의 허점을 공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며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라고 비판했다.

조성구 전 대표는 “‘다윗의 승리’ 따위는 성경책에나 있더라”며 쓴 웃음을 짓는다. 문서를 이미지로 변환시켜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한 ‘페이퍼리스(paperless)’ 프로그램으로 국내 금융권의 90% 이상을 장악했던 얼라이언스시스템은 지금은 직원 한명 없는 유령회사가 되어 있다. “지난 2002년 삼성SDS가 우리에게 ‘300명 사용자’ 조건이라며 소프트웨어를 6억원대에 공급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은행 입찰에는 ‘무제한 사용자’ 조건으로 참가했다는 말이 들려오더군요. 그런 조건이라면 70억원 이상 받아야 하거든요.”




수십여명 비공개 참여뜻

하지만 검찰은 조 전 대표가 삼성SDS를 상대로 낸 고소사건을 불기소 처분을 했다. 검찰의 처분을 납득할 수 없어 항고에 재항고까지 해봤지만 시간만 흘렀다. “지난해 12월 대검찰청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어요. 재판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끝나버렸습니다.” 그동안 매출은 뚝 떨어졌고 지난해 11월 삼성쪽 협력업체 사장이 대부분인 사외이사들이 조 사장의 대표이사직을 박탈했다. 남은 것은 회사 빚 43억원 뿐이지만 “이런 피해가 더 있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협의회 구성에 나섰다.

김 사장은 “앞으로 대기업과 사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걱정이 들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조 전 사장과 손을 맞잡았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기사등록 : 2006-01-15 오후 06:43:01
기사수정 : 2006-01-15 오후 06:43:01

http://www.hani.co.kr/kisa/section-003001000/2006/01/003001000200601151843920.html

Monday, January 09, 2006

DiSC Profiles

Role Behaviour Analysis

대학생활문화원 박선희 / SNU DeCa 김대현 특강
2006-01-06, Fri


행동유형 진단 프로그램 DiSC
http://www.idisc.co.kr/

Profiles4U - DiSC Profiles - EPIC - What is DiSC?
http://www.profiles4u.com/what-is-disc-profile.asp

At OnlineDisc.com: Online DISC PPSS Role Behavior Analysis Job Benchmarking Relating Managing Selling Hiring Extended Training Software EPIC Assessments
http://www.onlinedisc.com/rolebehavior.htm

Wednesday, January 04, 2006

펩시가 코카의 아성을 무너트린 비결은

2006년 1월 5일(목) 10:33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이경호기자]펩시가 코카콜라 제국을 넘어서는 데는 100년이 걸렸다.

70년간 저가 전략으로 2인자 자리를 확고히 한 뒤 30년 만에 1위까지 올라섰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과정이 너무 극적이었기에 마케팅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펩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893년. 코카콜라에 딱 7년 뒤진다. 하지만 펩시는 100년간 코카콜라의 등을 보고 다녀야만 했다. 코카의 '선점효과'가 그 만큼 막강했기 때문이다.

1930년대까지 펩시는 코카콜라와 가격은 비슷하지만 품질은 그저 그런 콜라에 지나지 않았다. 회사의 경영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펩시는 주저 앉지 않았다. 1933년 중대 결단을 내렸다. 콜라의 가격을 코카콜라의 절반 수준으로 내린 것이다. 회사의 자금사정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박리다매로 전환한 셈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중요한 판단이 숨어있다. 자존심은 상하지만 냉철하게 판단하면 그 정도 가격이 적당하다는 게 경영진의 생각이었다.

그 결정은 펩시콜라를 확고한 2인자 반열에 올려 놓았다. 로얄 크라운과 닥터 페퍼 같은 군소 업체들이 펩시의 저가 전략에 무릎을 꿇었다. 1위로 가는 징검다리를 확보한 셈이다.

이후 순풍에 돛단배처럼 나아갔다. 광고로 이미지를 올리며 가격도 서서히 높였다.

그러던 중 1970년 위기가 닥쳤다. 원료 값이 크게 오른 것이다. 2위를 지키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펩시의 경영진들은 또 한번 중대 결단을 내린다. '콜라 전쟁'을 선언한 것이다. 우선 코카콜라와 같은 수준으로 제품의 가격을 올리고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눈을 가리고 시음하면 펩시콜라의 맛이 좋다는 사람이 더 많은데도 소비자들은 코카콜라만 찾았다. 코카콜라의 '브랜드 파워'에 절망감을 느꼈다.

고 민하던 끝에 펩시는 불리한 처지를 역이용하기 시작했다. 1975년 텔레비전에 한 편의 광고를 내보냈다. 눈을 가리고 콜라를 마시던 사람이 눈가리개를 벗으며 "어~펩시잖아!"를 외치는 것이었다. 입소문이나 이벤트로 인지도를 높이는 '버즈(buzz) 마케팅'을 사용한 것이다.

반 응은 폭발적이었다. 코카콜라의 과민 대응에 오히려 펩시의 인지도는 더 높아졌다. 이 광고를 시작한 지 8년 만에 코카콜라와 30%가량 차이가 나던 시장점유율은 10%까지 좁아졌다. 펩시는 고무됐다. 70년 만에 1인자 곁에 다가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10%의 격차를 줄이는 것은 더 힘들었다. 따라 해도 2등은 되지만 1등이 되기 위해서는 1등보다 뛰어난 것이 있어야 했다.

새 로운 것을 찾았다. 젊은 세대를 집중공략하는 '다음 세대의 선택(the choice of next generation)'을 기치로 삼았다. 이 깃발 속에는 코카콜라를 쉰 세대로 밀어 넣는 '브랜드 포지셔닝'이 담겨 있었다. 펩시는 이 브랜드 포지셔닝으로 기성세대를 집중공략하는 코카콜라와 정면 충돌도 피할 수 있었다.

20년을 쏟아 부은 피땀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펩시를 즐기던 청소년들이 대학을 마치고 사회에 나가면서 코카를 누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처지는 거꾸로 됐다. 코카콜라는 '이게 진짜(The real thing)'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워 공세를 폈지만 어렸을 때부터 펩시에 길들여진 입맛이 바뀔리 없었다.

이에 힘입어 펩시는 지난 2004년말 매출에서 25%, 총이익에서 10% 코카콜라를 앞섰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마저 코카콜라를 추월했다.


이경호기자 holee@

http://news.nate.com/Service/natenews/ShellView.asp?ArticleID=2006010510331928104&LinkID=12

강풀 만화 네 편 동시에 영화화 진행

인기 인터넷 만화작가 강풀(본명 강도영)의 만화 네 편이 동시에 영화화된다.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에 이어 이번에는 영화계가 강풀에 주목하고 있다.

◇바보(감독 김정권, 제작 와이어투와이어필름)

스타트를 끊는 작품은 차태현 주연의 '바보'다. 신생영화사 와이어투와이어필름의 창립작품으로 9일 고사를 지내고 12일 크랭크 인한다.

차태현과 하지원이 남녀 주인공을 맡고, 박희순 등이 출연한다. 제목 그대로 천진난만 순진무구 바보 청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가 짝사랑하는 처녀와 주변 인물들과의 이야기를 펼친다.

와이어투와이어필름은 "2005년 2월 판권을 구입해 시나리오 작업을 했으며 겨울이 배경이라 크랭크 인을 기다려왔다"고 밝혔다.

'동감'의 김정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서울 구파발과 풍납토성을 중심으로 촬영이 진행된다.

◇아파트(감독 안병기, 제작 영화세상ㆍ토일렛픽쳐스)

'바보'의 바통은 '아파트'가 잇는다. 고소영의 4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공포영화로 이달 말 크랭크 인 예정이다.

'폰' '분신사바' 등으로 한국적 공포영화를 파고든 안병기 감독의 신작으로, 만화에서는 남자가 주인공이지만 공포영화에는 여성이 주인공을 맡아야 제격이라는 안 감독의 생각에 설정이 바뀌었다.

매일 밤 동시에 불이 꺼지는 낡은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여주인공이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린다.

고소영 외 주요배역인 형사와 여고생 역을 캐스팅하면 곧바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

◇순정만화(감독 류장하, 제작 청어람)

2003년부터 영화화를 준비해온 작품.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이 시나리오 개발을 하다 최근 '꽃피는 봄이 오면'의 류장하 감독에게 넘어갔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같은 옴니버스 형태의 멜로영화로 만화에서는 여고생과 노총각, 노처녀와 고등학생, 붕어빵 장수 아줌마와 목도리 장수 아저씨 등 세 커플이 등장한다.

제작사 청어람은 "생각보다 시나리오 작업이 오래 걸리고 있다"며 "만화 설정을 그대로 가져오느냐 아니면 그중 어떤 커플을 부각시키느냐 등의 문제가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고 밝혔다.

◇타이밍(감독 박기형)

'순정만화'와 함께 영화사 청어람이 투자ㆍ배급을 맡은 작품. 현재 시나리오 개발 중이며 제작사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고괴담'의 박기형 감독이 현재 준비중인 '폭력써클'에 이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라 빨라도 하반기에나 가시화될 전망.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을 가진 네 명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공포 스릴러로 강풀의 최신 연재작이다.

청어람은 "인터넷 상에서 마우스를 드래그하면서 볼 때는 상당히 재미있는 소재와 이야기이지만 그것을 영화 시나리오로 옮길 때는 많은 제약과 벽에 부딪혀 시나리오 작업이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6-01-05 오전 11:51:45
기사수정 : 2006-01-05 오전 11:51:45

http://www.hani.co.kr/kisa/section-005002000/2006/01/005002000200601051151187.html

고양이, 달리는 차밑 매달려 113km 여행

미국 뉴저지주의 고양이 한 마리가 달리는 자동차 밑에 매달려 70마일(약 113km) 을 가면서도 큰 상처 없이 살아남아 화제가 되고 있다고 4일 NBC 방송이 보도했다.

현재 '기적(Miracle)'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이 고양이는 구랍 23일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밑에 매달린채 힘겨운 장거리 여행(?)을 하다 구조돼 동물 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SUV 를 운전하던 여성은 고양이가 차에 매달려 있는 것을 모른 채 뉴왁에서 체리 힐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이 SUV 의 바퀴 사이에서 고양이를 발견한 또다른 운전자의 신호를 받고 차를 정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보호센터의 캐런 딕슨 아퀴노 소장은 생후 8-9개월로 추정되는 이 고양이가 뉴왁에서 SUV 하부의 부품위로 올라가 잠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딕슨 아퀴노는 "이 운 좋은 고양이는 큰 상처는 입지 않았으나 상당히 놀란 상태로 발들에 화상을 입고 발톱 하나가 빠지고 털이 좀 그을렸다" 며 상처가 치료되면 수주내에 곧 새 주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 (시카고=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6-01-05 오전 09:43:19
기사수정 : 2006-01-05 오전 09:43:19

http://www.hani.co.kr/kisa/section-004003000/2006/01/004003000200601050943085.html

Monday, January 02, 2006

인터넷 없어도 휴대폰으로 검색 OK!

Greg Sandoval ( CNET News.com ) 2006/01/02

영화스케줄, 날씨 정보, 손톱과 발톱 중 어떤 것이 더 빨리 자라는지 등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해야 하는데 인터넷 접속이 안돼 발을 동동 구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고도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스크미나우(AskMeNow)에는 웹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기기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휴대폰 사용자들을 위해 검색 응답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규모 리서치 군단이 포진해 있다. 지난해 11월 1일 서비스를 개시한 애스크미나우는 풍선껌이 언제 처음 등장했으며(1928년), 코스모폴리탄의 표지를 가장 많이 장식한 표지 모델(신디 크로포드, 17회)은 누구인지 등 다소 엉뚱한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을 제공한다.

한 회원은 손톱이 발톱보다 4배나 더 빨리 자란다는 사실을 애스크미나우를 통해 알게 되기도 했다.

애스크미나우가 제공하는 정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영화 스케줄, 내비게이션 정보, 스포츠 경기 득점, 주가 현황 등 일상적인 정보도 제공한다. 애스크미나우는 자동화된 서비스를 통해 몇 초만에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내 무료 텍스트 메시지를 휴대폰으로 전송해준다.

다소 애매모호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싶다면 프리미엄 서비스인 애스크미애니씽(AskMeAnything)을 이용하면 된다. 애스크미나우 CEO 대릴 코헨은 CNET 뉴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애스크미나우 조사원들이 4~5분 내에 정답을 찾아 텍스트 메시지로 전송해준다고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얼바인에 소재한 애스크미나우는 애스크미애니씽 서비스에 대해서는 건당 49 센트를 부과하고 있으며, 신속한 답변 제공을 위해 자체 개발한 리서치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무료 텍스트 메시지를 휴대폰 전송
모바일 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기능, 툴을 개발하는 많은 기업들 중에서도 애스크미나우는 자사의 서비스가 특히 신문과 인터넷간의 격차를 좁혀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코헨은 “신문을 통해 법정 소송을 처리할 수는 없다”며, 일간지는 역사적 정보의 실질적인 소스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역시 휴대폰에서 이용할 경우 스크린이 너무 작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이용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코헨은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한번쯤 시도해본 사람이 있다면 이미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웹 검색을 하려면 관련 링크를 모두 스크롤해야 하는데 작은 휴대폰 스크린에서 이렇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애스크미나우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최초 한 번은 이 회사의 웹사이트를 방문해야 한다. 휴대폰 번호와 제조업체, 이용중인 통신사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보를 등록하고 나서 800으로 시작되는 애스크미나우 번호로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통해 질문을 하면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애스크미나우는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요금 부과 외에도 광고 판매를 통한 매출 창출도 계획하고 있다. 코헨은 회원들에게 텍스트 메시지를 전송할 때 메시지 하단에 짧은 광고 문구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애스크미나우가 답변할 수 있는 질문에는 어느 정도 제약이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누군가의 폭탄 제조를 도와주는 등의 답변은 하지 않을 예정”이며,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질문에도 답변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료 정보나 법률 자문 관련 정보도 애스크미나우가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다. 또 애스크미나우에 답변을 요청한 질문이 소수 의견인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조사원들이 ‘역겨운 내용’이거나 성적인 그래픽을 요구하는 질문이라고 판단하면 답변을 거절할 수도 있다.

제한적인 답변 한계
구글 앤서스(Google Answers) 웹 기반 서비스와는 달리 포괄적인 자료조사를 필요로 하는 복합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애스크미나우는 답변하지 않을 계획이다. 필리핀의 데이터 센터에 175명의 조사원들을 두고 있는 애스크미나우는 내부 조사원들과 소프트웨어가 3분 내에 답변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만 답변을 제공할 예정이다.

코헨은 애스크미나우 서비스를 개시한 후 사람들의 생각을 실제로 지배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코헨에 따르면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정보는 날씨, 스포츠 경기 득점, 주가 등에 관한 정보가 아니다.

그는 “사람들은 어떤 공항의 화장실이 가장 깨끗한지를 알고 싶어한다. 이런 질문은 우리의 예상 범위를 벗어난 것들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고의 퀸카들이 모이는 장소가 어디인지, LA의 어디를 가야 유명인을 많이 만날 수 있는지 등에 관한 것들이다. 하늘이 왜 푸르냐는 질문을 몇 번이나 받았는지 말한다면 아마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정확한 대답은 애스크미나우 CEO에게도 여전히 미스테리다.@

http://www.zdnet.co.kr/news/internet/search/0,39031339,39142885,00.htm

1000년 후 일본 민족 소멸할 수도

일본 인구문제 연구소 ‘총인구 장래추계’
현재 추세 계속되면 3300년에 소멸

인구가 현재와 같은 추세로 계속 줄어들면 일본 민족은 3300년에 소멸할 것으로 예측됐다.

3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총인구 장래추계'에서 이렇게 예상했다.

연구소는 일본 여성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의 평균 자녀 출산수)이 작년 말 수준인 1.29 상태가 계속되고 이민 등 국제간 인구이동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일본 인구는 200년 뒤에 1천만명 밑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2500년에는 10만명 수준으로 감소한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남녀 2명이 남녀 후손 2명을 남겨야 한다. 인구가 줄지 않고 유지되는 인구치환수준 출생률은 2.1이다.

연구소는 지금 당장 이 수준으로 출산율이 높아지더라도 2070년까지는 인구감소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중국은 한 자녀 정책에 따른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으로 국가재정이 일본 정도로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정책투자은행이 분석했다.

정책투자은행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 부담 증가로 중국의 작년 기초 재정수지(프라이머리 밸런스) 적자는 2천100억위안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의 재정적자 비율은 2005년 예산기준 4.0%인 일본에 비하면 아직 낮은 편이다. 그러나 재정수지 적자 체질이 이미 정착된데다 국가채무와 국유은행의 부실채권, 사회보장관련 채무 등 '보이지 않는 채무'가 많기 때문에 이미 일본 수준으로 재정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정책투자은행은 지적했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 (도쿄=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6-01-03 오전 08:45:18
기사수정 : 2006-01-03 오전 08:45:18

http://www.hani.co.kr/kisa/section-004001000/2006/01/004001000200601030845468.html

셀레스트론의 스카이스카우트

다경이에게 꼭 사주고 싶은 장난감 =)


셀레스트톤(Celestron)사의 스카이스카우트(Skyscout)를 이용하면 뒷마당에서의 별 보기가 진지해질 수 있다. 지난 11월 뉴욕 가전 전시회(New York Consumer Electronics Show)의 프레스 리뷰(press review)에서 최고 혁신상(best of innovations)을 수상한 이 제품은 휴대용 제품으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6000개 이상의 별들을 찾고 확인하는 기능을 가져서 밤하늘을 개인 천문관(planetarium)으로 변환시킬 수 있다.

캠코더 크기인 스카이스카우트는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 global positioning system) 기술과 상당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다. 별 관찰자는 이 제품을 하늘에 있는 임의의 별에 위치시키고 버튼을 누르면, 그 별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스카이스카우트는 2006년 1월에 출시될 예정이며, 하늘과 우주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는 어린이들을 가진 부모님들을 위한 제품이 될 것이며, 셀레스트론사에 가장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ttp://www.int.iol.co.za/index.php?set_id=1&click_id=31&art_id=vn20051231131052234C511332

모순 해결이 실제로 구현된 사례

R&D New Emplyoees Course 에서 모순 해결에서 언급했던 부분이닷!


각 메이커, 에어콘 신제품 발표 「에너지 절약」 「고기능」을 추구
[Fuji Sankei]2005-12-31

 전기 메이커 각사가, 한층 에너지 절약을 도모한 에어콘의 신제품을 연달아 발표, 뜨거운 배틀이 전개되려 하고 있다.2006년의 신제품의 특징은, 에너지 절약에 가세해 고기능화.키워드는 「청소의 수고 필요하지 않고」 「따뜻함」이다.

 에너지 절약 성능이 뛰어난 에어콘에서도, 먼지나 곰팡이등에서 내부가 더러워져 있어서는, 성능이 크게 저하해 버린다.거기서, 에너지 절약 성능을 최대한으로 발휘시키려고, 귀찮은 내부의 손질을 불필요하게 하는 연구를 거듭한 에어콘이 연달아 상품화된다.

 ▼청소의 수고 생략한다

 마츠시타 전기산업은, 자동 청소기능첨부 「X시리즈」로 호평의 「필터 청소 로봇」탑재형을 한층 더 개량했다.에어콘의 다시 사들이기 사이클은 약10년으로 여겨지고 있어 10년 이상 필터를 교환하지 않아도 살도록(듯이) 해, 내부의 손질을 불필요하게 했다.독자 개발의 제균열교환기와 제균공기 청정기로 에어콘 운전중에 제균 하는 것과 동시에, 제균열교환기가 결로 한 수분에 제균제를 방출해, 곰팡이의 성장을 억제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구조다.

 또, 내부에 먼지가 비집고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필터의 눈을 세세하게 해, 전기를 통하는 섬유를 포함시키는 것으로 대전시켜, 한 번에 잡히는 먼지의 양을 60%올라갔다.

 토시바 키야리야는 「대청쾌」GDR 시리즈로, 에어콘의 필터나 내부의 청소를 에어콘 자체가 실시하는 「전자동 에어콘 클리너」를 탑재했다.필터의 먼지를 브러쉬로 자동적으로 긁어내, 내부의 더스트 박스에 회수해 환기 팬으로 배기 호스로부터 옥외에 배출한다.손질 불필요하고 내부를 12년간 청결하게 유지할 수 있다.

 0 3년에 업계 처음의 「필터 자동 청소 기구」를 개발한 후지츠 제네랄은, 「노크리아」시리즈로 같은 비행기구를 한층 더 레벨업했다.종래는 청소 메카부를 고정해 필터를 움직이는 것으로 먼지를 제거하고 있었지만, 더스트 박스를 종래에 비해 50%소형화하는 것과 동시에, 내부에서 필터 청소를 실시해 제거한 먼지를 더스트 박스에 회수해, 쌓인 먼지는 가정의 청소기로 처리하는 방식을 채용했다.

 난방 기능에서는 방의 마루의 면8개소의 온도를 상시 검출하는 센서를 탑재, 온풍 송풍구의 날개를 대형으로 했다.이것에 의해, 종래기계에 비해 세번 낮은 설정 온도에서도 높은 난방감을 얻을 수 있어 30%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높은 난방 효과

 이번 달 하순부터 신제품을 시장 투입한 히타치 홈&라이프 솔루션과 미츠비시 전기는 「따뜻함」에 중점을 두었다.

 히타치의 「희게 뿌리는 쭉 파워」는 모터 회전을 치밀하게 컨트롤 해, 실린더로 공기를 두 번 압축하는 제어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절약이 뛰어난 파워풀한 난방이 생긴다.실내기에는 3종류의 센서로 화분이나 알레르기 물질을 지켜, 자동적으로 방을 예쁘게 한다.열교환기의 전면을 가리는 필터에 나노 티탄을 코팅 해, 제균과 곰팡이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게했다.

 미츠비시의 「기리가미네 W무브아이」는, 주사위의 1과60번의 시야각을 가지는 비접촉형 적외선 센서로 마루나 벽의 온도를 빠짐없이 계측, 좌우의 송풍구를 독립해 움직여, 재빠르게 따뜻하게 해 온도 마을을 해소한다.종래2대의 에어콘이 필요했던 넓은 공간도 1대로 따뜻하게 할 수 있다.사람의 체감 온도를 계산해 쓸데 없는 너무 따뜻하게 해 를 제어하기 위해(때문에), 전기세를 약 30%삭감.공조하고 싶은 존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의 탑재로 한층 더 최대 10%절약이 생긴다고 하고 있다.

 각사 모두, 에너지 절약 성능과 독자적인 고기능을“매도”로 하고 있어 에어콘의 고기능화 경쟁이 에스컬레이트할 것 같다.(니시무라 타쿠야)

Sunday, January 01, 2006

‘죽은 공로’로 다윈상 받은 괴짜들

(서울=연합뉴스)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거함으로써 인류의 유전자를 크게 개선시킨 공로"를 치하하는 `다윈 상'의 2005년도 수상자들이 선정됐다고 영국의 옵서버지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괴상한 아이디어를 현실에 옮기려다 비명횡사한 사람들을 기리는 다윈 상의 으뜸 수상자는 55세의 크로아티아인 마르코.

이 남자는 지상에서 굴뚝 청소를 하다 솔이 굴뚝 끝까지 닿지 않자 지붕에 올라가 굴뚝을 들여다보며 궁리한 끝에 마침내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굴뚝 솔을 땅 밑까지 확실히 끌고 내려갈 무거운 물체를 찾던 그는 우연히 눈에 띈 수류탄을 추로 선택했을 뿐 아니라 이 추를 굴뚝솔과 연결하기 위해 용접기술까지 동원했다. 용접과정에서 금속이 과열되자 수류탄이 폭발, 마르코는 산화했고 굴뚝은 더러운 채로 무사했다.

마르코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된 21세의 응웬이란 베트남 청년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방금 주운 녹슨 기폭장치를 자랑하다 친구들이 폭발할 것이라며 말리자 절대 폭발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는 기폭장치를 자신의 입에 넣고 여기에 달린 전선을 220볼트 전기 소켓에 연결했는데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틈도 없이 즉사했다.

짐바브웨의 크리스천이란 수상자는 자신의 옥수수밭을 코끼리들이 짓밟자 이들을 퇴치하기 위해 지뢰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모잠비크와 접경지대에 살고 있던 그는 국경의 지뢰밭에서 폭우로 드러난 지뢰를 몇 개 훔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들고 오는 동안 한 개를 떨어뜨려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영국 웨일스의 제프란 남자는 잉글랜드-웨일스 럭비 경기에서 "웨일스가 이기면 내 고환을 떼어버리겠다"고 내기를 했는데 웨일스가 이기자 약속을 이행했다는 것. 중상을 입고 입원한 그는 약속을 지키는 사나이가 되긴 했지만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줄 기회는 영영 잃고 말았다.

다윈상의 역사는 10년이 넘는데 지금까지 수상자 가운데는 종유석 동굴에서 수정을 훔치려고 망치질을 하다 떨어져 나온 커다란 종유석에 찔려 죽은 관광객도 있었고 음료자판기를 쓰러뜨려 콜라 한 깡통을 훔치려다 자판기에 깔려 죽은 사람도 있었다.

물 위를 걷는다고 장담하던 캘리포니아의 한 사이비 교주는 자기 집 목욕탕에서 이런 기술을 연마하다 비누에 미끄러져 세상을 하직했다.

youngnim@yna.co.kr

http://www.hani.co.kr/kisa/section-004001000/2006/01/00400100020060102113330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