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01, 2006

‘죽은 공로’로 다윈상 받은 괴짜들

(서울=연합뉴스) "스스로를 세상에서 제거함으로써 인류의 유전자를 크게 개선시킨 공로"를 치하하는 `다윈 상'의 2005년도 수상자들이 선정됐다고 영국의 옵서버지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괴상한 아이디어를 현실에 옮기려다 비명횡사한 사람들을 기리는 다윈 상의 으뜸 수상자는 55세의 크로아티아인 마르코.

이 남자는 지상에서 굴뚝 청소를 하다 솔이 굴뚝 끝까지 닿지 않자 지붕에 올라가 굴뚝을 들여다보며 궁리한 끝에 마침내 기발한 생각이 떠올랐다.

굴뚝 솔을 땅 밑까지 확실히 끌고 내려갈 무거운 물체를 찾던 그는 우연히 눈에 띈 수류탄을 추로 선택했을 뿐 아니라 이 추를 굴뚝솔과 연결하기 위해 용접기술까지 동원했다. 용접과정에서 금속이 과열되자 수류탄이 폭발, 마르코는 산화했고 굴뚝은 더러운 채로 무사했다.

마르코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된 21세의 응웬이란 베트남 청년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방금 주운 녹슨 기폭장치를 자랑하다 친구들이 폭발할 것이라며 말리자 절대 폭발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그는 기폭장치를 자신의 입에 넣고 여기에 달린 전선을 220볼트 전기 소켓에 연결했는데 자신의 잘못을 깨달을 틈도 없이 즉사했다.

짐바브웨의 크리스천이란 수상자는 자신의 옥수수밭을 코끼리들이 짓밟자 이들을 퇴치하기 위해 지뢰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모잠비크와 접경지대에 살고 있던 그는 국경의 지뢰밭에서 폭우로 드러난 지뢰를 몇 개 훔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들고 오는 동안 한 개를 떨어뜨려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영국 웨일스의 제프란 남자는 잉글랜드-웨일스 럭비 경기에서 "웨일스가 이기면 내 고환을 떼어버리겠다"고 내기를 했는데 웨일스가 이기자 약속을 이행했다는 것. 중상을 입고 입원한 그는 약속을 지키는 사나이가 되긴 했지만 유전자를 후대에 물려줄 기회는 영영 잃고 말았다.

다윈상의 역사는 10년이 넘는데 지금까지 수상자 가운데는 종유석 동굴에서 수정을 훔치려고 망치질을 하다 떨어져 나온 커다란 종유석에 찔려 죽은 관광객도 있었고 음료자판기를 쓰러뜨려 콜라 한 깡통을 훔치려다 자판기에 깔려 죽은 사람도 있었다.

물 위를 걷는다고 장담하던 캘리포니아의 한 사이비 교주는 자기 집 목욕탕에서 이런 기술을 연마하다 비누에 미끄러져 세상을 하직했다.

youngnim@yna.co.kr

http://www.hani.co.kr/kisa/section-004001000/2006/01/0040010002006010211333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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