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학교 분위기
독일의 무서운 젊은이들/임혜지
나의 모교인 칼스루에 공대는 독일에서도 유일하게 건축과 전교생에게 집중적인 실측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소정의 예비교육을 받은 후, 1주일 동안 어느 경치 좋은 시골 동네에 가서 합숙하며 문화재 건물을 실측하는 실습을 한다. 가정에서 곱게 자란 대학 초년생들에게 이 훈련기간은 아마도 고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남녀 학생들 백여 명이 체육관 바닥에서 자며 부족한 화장실과 샤워실 앞에서 줄을 서는 것도 요즘 청소년들에겐 드문 경험이겠지만, 어둡고 더럽고 위험한 건물에서 작업하여 생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실측도면을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 내는 일은 고난도의 노동이다. 실수를 통해 깨쳐가며, 자칫하면 일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는 강박감과도 싸우는 정신노동이기도 하다.
올해 내게 배정된 학생들은 우연히 전부 여학생들이었다. 유난히 학구열이 많고 실력이 뛰어난 그룹이었다. 처음에 나는 천재 여섯 명을 맡았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배움의 속도가 빨랐고, 내가 힌트 하나만 줘도 자기네들끼리 의논해가며 줄줄이 깨쳤다. 모처럼 적수를 만난 나는 지극정성으로 가르쳤고, 학생들은 초보자의 도면이 아닌 전문가의 도면을 목표로 기염을 토했다...
독일의 무서운 젊은이들/임혜지
나의 모교인 칼스루에 공대는 독일에서도 유일하게 건축과 전교생에게 집중적인 실측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소정의 예비교육을 받은 후, 1주일 동안 어느 경치 좋은 시골 동네에 가서 합숙하며 문화재 건물을 실측하는 실습을 한다. 가정에서 곱게 자란 대학 초년생들에게 이 훈련기간은 아마도 고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남녀 학생들 백여 명이 체육관 바닥에서 자며 부족한 화장실과 샤워실 앞에서 줄을 서는 것도 요즘 청소년들에겐 드문 경험이겠지만, 어둡고 더럽고 위험한 건물에서 작업하여 생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실측도면을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 내는 일은 고난도의 노동이다. 실수를 통해 깨쳐가며, 자칫하면 일을 끝내지 못할 것이라는 강박감과도 싸우는 정신노동이기도 하다.
올해 내게 배정된 학생들은 우연히 전부 여학생들이었다. 유난히 학구열이 많고 실력이 뛰어난 그룹이었다. 처음에 나는 천재 여섯 명을 맡았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배움의 속도가 빨랐고, 내가 힌트 하나만 줘도 자기네들끼리 의논해가며 줄줄이 깨쳤다. 모처럼 적수를 만난 나는 지극정성으로 가르쳤고, 학생들은 초보자의 도면이 아닌 전문가의 도면을 목표로 기염을 토했다...
독일의 무서운 젊은이들/임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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